[Global HR Forum 2006] 인재가 미래다 (6) .. 혁신적 工大는 글로벌 기업들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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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의 미래는 기업이고,기업의 미래는 인재다.
기업이 원하는 인재의 핵심은 고급 기술을 보유한 인력이다.
기업들은 평범한 10만명의 인력보다는 50나노 반도체와 같은 최첨단 제품을 설계하고 만들어낼 수 있는 고급 두뇌를 더 간절히 바라고 있다.
한 명의 뛰어난 인재가 수만 명을 먹여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고급 기술인력은 대부분 공과대학에서 길러진다.
뛰어난 공대를 보유하고 있는 나라의 기업경쟁력,산업경쟁력,더 나아가 국가경쟁력이 높은 것은 당연한 이치다.
선진국 문턱에 다다른 한국에서 공과대학은 아쉽게도 아직까지는 기업들이 원하는 수준만큼의 고급 기술인력을 제대로 양성해내고 있지 못한 게 사실이다.
심지어 최고급은 아닐지라도 쓸 만한 산업인력도 제대로 배출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기업들의 불만이다.
공대 졸업생을 기업에서 쓸 수 있는 인력으로 교육시키는 데 들어가는 돈이 1인당 1억원,시간으로 30개월이 소요되고 있다는 조사결과(2005년 경제인총연합회)도 있다.
현재의 공과대학을 획기적으로 혁신해야 하는 이유이자 교육인적자원부 산업자원부 한국경제신문사가 공동으로 글로벌 HR포럼을 여는 까닭이다.
계 유수의 공과대학들이 어떤 커리큘럼으로 고급 인력을 어떻게 만들어내고 있는지를 먼저 살펴보자.미국 로스앤젤레스 근처 작은 도시 페서디나에 위치한 칼텍(CalTech·캘리포니아공과대학)은 '작은 거인'이다.
대학원생까지 합친 재학생 수는 2000여명에 불과하다.
한국의 웬만한 종합대학 재학생의 10분의 1 수준이다.
하지만 칼텍이 지금까지 배출한 노벨상 수상자는 31명에 달한다.
과학 분야에서 단 한 명의 노벨상 수상자도 내지 못한 한국의 공대와는 그 수준을 비교하기가 힘들 정도다.
칼텍이 지향하는 목표는 세계 최고의 연구중심 대학이다.
이 학교의 학생 수는 그리 많지 않다.
소수정예의 최우수 학생들을 뽑아 뛰어난 인재로 키우는 데 주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2005년 칼텍에 입학한 학부 1학년생 234명 대부분은 미국 대학수학능력시험(SAT) 수학과목에서 만점을 받았다.
칼텍의 교수진은 300명 정도다.
이들이 913명의 학부생을 가르친다.
학생 대 교수 비율은 3 대 1로 미국에서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교수들이 가장 신경 쓰는 것은 연구 프로세스에 대한 소양 교육이다.
정규 커리큘럼 외에 SURF(Summer Undergraduate Research Fellowships:학부생을 위한 여름 연구과정) 같은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10주간 진행되는 이 프로그램에선 학부생들로 하여금 연구계획서와 논문 작성·발표 등을 경험하도록 해주고 있다.
칼텍은 학문 간 벽을 허물어 시너지효과를 노리고 있다.
통상적으로 다른 대학에선 화학과 화학공학이 별도로 운영되고 있으나 칼텍은 이를 하나의 디비전으로 합쳤다.
또 '응용 물리(Applied Physics)'나 '응용 및 계산 수학(Applied & Computational Mathematics)' 등 이종과목 통합교과 과정도 운영 중이다.
일본 가나자와(金澤)공대는 일본 내 산학협력의 대명사다.
목표 자체가 '행동하는 엔지니어 육성'일 정도다.
이 대학은 공학기초교육센터,유메코보(夢考房),공학교육설계의 세 가지 프로그램을 축으로 돌아가고 있다.
공학기초교육센터는 한국과 마찬가지로 신입생들의 낮은 학력수준을 단기간에 높여주고 공학교육에 빨리 적응하도록 해주는 과정이다.
유메코보는 학생들이 강의 후 독자적으로 연구를 수행할 수 있는 창의성을 높여주는 프로그램이다.
심화 과정이라 할 수 있는 공학교육설계는 산업현장에 접목될 수 있는 기술을 학생과 교수가 함께 설계·개발하는 코스다.
기업 및 민간연구소 출신의 교수들이 학생들을 지도함으로써 산업계 요구에 부응할 수 있도록 했다.
기업이나 민간 출신 교수는 전체의 절반을 웃돈다.
공학교육설계 과정을 마친 4학년 학생들이 성과물을 발표할 때는 기업체 등에서 500명 이상이 참석해 청취한다.
핀란드 울루(Oulu)대학은 지역에 특화한 정보기술(IT)교육 전문대학이다.
인근에 노키아 HP SUN 엘코텍 등 세계적 IT회사가 있다는 지리적 장점을 최대한 활용하고 있다.
각국이 벤치마킹 대상으로 삼고 있는 것은 기업과 연계한 이 대학의 교육프로그램이다.
기업이 대학에 연구 프로젝트를 주면 대학이 이를 바탕으로 학사 과정을 개설한다.
학생들은 강의실과 기업 연구소를 오가며 현장 중심의 교육 및 연구에 참여한다.
대학원생은 95% 이상 대학이 아닌 기업에서 석사 논문을 작성하고 있다.
덕분에 울루대학을 거점으로 한 울루 테크노폴리스는 핀란드 전체 수출의 20%를 담당하고 있으며,핀란드 전체 R&D(연구개발) 투자의 30%를 맡을 정도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
도움말=삼성경제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