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정부는 '쿼비스(Quivice)'란 용어를 새로 만들어 내놨다.

쿼비스란 '빠르고 질 높은 서비스(Quick & Quality Service)'를 줄인 말이다.

이 용어는 산업자원부 기술표준원(원장 최갑홍)이 제정해 선보였다.

기술표준원은 각종 사물과 개념 절차 등을 표준화하는 곳이다.

때문에 이곳에서 만들어진 쿼비스는 곧 정부의 각종 서비스 절차에 적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아직까지 쿼비스의 실행 절차와 방법 등이 완벽하게 설정되진 않았지만 1차로 기술표준원이 선보인 쿼비스의 절차는 7단계로 나눠진다.

쿼비스 절차를 보면 △고객을 세분화하라 △시장을 파악하라 △고객의 기대 수준을 파악하라 △계획을 수립하라 △계획을 실행하라 △정책을 알리고 평판을 관리하라 △전략을 평가하고 개선하라 등의 순으로 정했다.

특히 표준의 날을 맞아 산자부와 한국표준협회는 기업과 소비자 등 고객에 대해 더욱 적극적인 쿼비스 활동을 벌이기로 다짐했다.

사실 표준화는 기준을 설정하는 데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사물을 정해진 기준에 맞추도록 실행해야 하는 것이다.

때문에 표준은 과학 기술 경험에 대한 발견 사항들에 근거해야 한다.

또 공동체의 이익을 촉진해야 한다.

표준의 날을 설정해 표준을 촉진하는 이유도 바로 공동체의 이익을 최적화하기 위한 것이다.

표준이란 과학기술적 기준에 따라 세 가지로 구분된다.

△측정 표준 △성문 표준 △참조 표준이 그것이다.

측정 표준이란 킬로그램 미터 등 법정계량 단위나 기준 물질을 정하는 것을 말하고 성문 표준은 ISO9000 한국산업규격(KS) 등 산업 기준을 일컫는다.

참조 표준이란 물리화학상수 인체유전자지도 등 표준 참고자료를 뜻한다.

표준은 제정 주체에 따라 분류되기도 한다.

기업 내 자체적으로 설정한 표준을 보통 사내 표준이라고 부른다. UL 등의 단체에서 설정한 표준은 단체 표준으로 정의한다국가 표준은 KS JIS 등 국가가 제정한 것이다.

최근 들어선 EN처럼 특정 지역 국가 간 합의에 의한 지역 표준도 증가하는 추세다.

그러나 표준의 궁극적인 목표점은 국제 표준이다.

ISO IEC 등이 바로 국제 표준에 속한다.

그렇다면 전 세계 국가들은 왜 이렇게 표준을 만드는 데 온 힘을 쏟을까.

이는 경제적으로 엄청난 이득을 가져오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한국이 세계 표준에서 앞장 서는 분야는 바로 동영상압축기술(MPEG) 분야다.

이미 우리나라는 이 분야에서 91개 기술을 MPEG 국제 기준에 반영시켰다.

이는 세계 MPEG 기준의 20%를 점유한 것이다.

영화 한 편을 압축하지 않고 저장할 경우 80기가바이트의 저장 공간이 필요하다.

그러나 국내 기업들이 가지고 있는 MPEG 기술로 압축할 경우 같은 공간에 100여편의 영화를 저장할 수 있기 때문에 이 분야는 앞으로도 한국이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덕분에 국내 기업들은 이 분야에서 이미 5억달러 이상의 로열티를 거둬들였다.

이 같은 경제적 이익 때문에 전 세계는 지금 '표준 전쟁'에 휩싸였다.

컬러 TV의 경우 미국을 중심으로 한 NTSC 방식과 유럽 중심의 PAL 방식,러시아 중심의 SECAM이 팽팽히 대립하고 있다.

또 이동통신은 미국의 CDMA 방식과 유럽 및 중국의 GSM 방식이 치열하게 전쟁을 벌이는 중이다.

이에 따라 각국은 나름대로 치밀하게 전략을 짜고 경쟁을 벌이기에 바쁘다.

미국은 표준을 '대통령 직속 수출회의'의 의제로 설정하고 세계 주요 시장에 표준관을 파견하는 등 8개 항의 실행 계획을 추진 중이다.

일본도 국제 표준에 대한 중요성을 재인식하고 21세기 표준화 전략을 실행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중소기업에 대해 표준화 관련 예산을 지원하고 있으며 CE 마크,환경 라벨링 등 표준을 활용해 보호 장벽을 강화하고 있다.

중국은 정부조직 개편을 통해 표준화 기관을 대폭 확장하는 한편 장관급 기관인 품질감독검역국(AQSIQ)을 설립했다.

흔히 표준을 '소프트 인프라'라고 한다.

이제 이 인프라가 국가 기간시설 등 하드 인프라 못지않게 국가 경쟁의 중요 요소로 등장했다.

이제 표준이야말로 세계시장 패권 확보의 수단이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치구 한국경제 중소기업연구소장 rh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