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아시아나그룹이 31일 그룹의 핵심사업인 화학·항공·건설 등 3개 부문을 '소(小)그룹화'한 가장 큰 이유는 대우건설 인수를 계기로 훨씬 커지는 그룹의 외형에 걸맞은 시스템을 갖추기 위한 것이다.

부문별로 총괄 CEO(최고경영자)를 두고 책임경영과 독립경영을 실현,계열사 간 시너지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포석이다.

지난 4월 말 현재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자산 규모는 12조9820억원으로 재계 11위 수준이다.

그러나 마무리 단계에 있는 대우건설 인수가 완료되면 자산 규모 18조6000억원으로 재계 8위로 껑충 뛰게 된다.

여기에 자산 규모가 1조3000억원에 달하는 대한통운마저 인수하게 될 경우 그룹 규모는 20조원대로 확대된다.

이번 조직 개편에 따라 금호아시아나그룹의 화학 항공 건설 부문은 부문별 회장·부회장이 전권을 갖고 사업을 총괄하게 된다.

박찬구 화학부문 회장은 금호석유화학과 금호미쓰이,금호폴리켐,금호피앤비 등 화학 부문 4개사를 총괄하며,박찬법 항공부문 부회장은 아시아나항공을 중심으로 아시아나공항개발,아시아나애바카스,인천공항에너지 등 관계회사의 경영을 챙기고 업무를 조정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신훈 건설부문 부회장은 금호건설과 함께 조만간 새 식구가 될 대우건설 경영도 총괄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공석이었던 금호건설 사장에 이연구 부사장을 임명한 것도 건설부문 총괄 조정자로서 신 부회장의 역할을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금호아시아나그룹이 대한통운도 인수할 경우 한국복합물류 금호고속 등 기존 물류사업을 총괄할 물류 부문 부회장도 신설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이번 3개 소그룹 편성을 계기로 관련 사업들이 상당한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관련 사업을 조율할 사령탑이 생긴 만큼 계열사 간 업무 협조가 한결 원활해질 뿐 아니라 관련 사업을 아우르는 신사업 포착 기회도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 관계자는 "박삼구 회장은 앞으로 일상적인 경영보다는 그룹 비전과 그룹이 나가야 할 방향을 설정하고 대한통운 인수 등 현안 해결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3개 소그룹 편성에서 제외된 금호타이어와 금호렌트카 등 나머지 계열사들은 기존대로 CEO(최고경영자) 중심으로 사업을 운영할 계획이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