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6운동권 출신들이 포함된 단체의 간첩행위 여부를 수사 중인 국정원과 검찰은 29일 일부 386운동권의 지하조직인 '일심회'의 실체를 밝히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 사건 관련자들이 일심회의 존재여부와 관련 혐의를 강하게 부인하고 있어 일심회 실체 논란도 거세지고 있다.

국정원과 검찰 등 공안당국은 이번 사건의 핵심인물인 장민호씨(미국명 마이클 장·44)가 만든 비밀 조직인 일심회에 사건 관계자들이 참여해 활동했을 것으로 보고 실체 파악에 주력하고 있다.

이를 위해 장씨가 보관하고 있던 USB와 CD를 비롯한 각종 자료에서 일심회에 연루된 10여명의 명단을 확보하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공안당국은 이와 함께 암호화된 각종 보고문건에 대한 분석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공안당국은 일심회를 통해 장씨가 포섭대상을 확대하고 정치권 등 각계의 동향을 수집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런 공안당국의 주장에 대해 장씨를 제외한 4명의 피의자들은 일심회라는 이름을 들어본 적도 없다며 북한 공작원 접촉 및 일심회 가입 자체를 강력히 부인하고 있다.

한 피의자의 변호인은 "공안당국의 주장은 장씨의 보고서에만 기초하고 있는데 장씨가 일방적으로 거짓말을 쏟아내는지 알 수 없다"며 "장씨의 보고서는 자신의 입맛대로 쓰여지거나 실적을 부풀려 기록했을 수도 있어 단순히 문건에 이름이 나온다고 죄가 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