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주택 투자 급감 여파로 1%대로 하락했다.

미 상무부는 27일 3분기 GDP 성장률이 2분기의 2.6%보다 낮은 1.6%(연율 기준)를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당초 월가에서 예상했던 2.0%보다 낮은 것이다.

3분기 성장률이 이처럼 부진했던 것은 주택경기 침체로 인해 주택 투자가 급감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3분기 주택 투자는 17.4% 감소,1991년 1분기 이후 최대 하락률을 기록했다.

이로 인해 3분기 GDP는 1.1%포인트 낮아졌다.

이와 함께 무역수지 적자 확대도 성장률을 끌어 내렸다.

3분기 무역수지 적자는 6399억달러로 2분기(6242억달러)보다 악화됐다.

이로 인해 GDP는 0.6%포인트 낮아졌다.

소비는 그래도 괜찮았으며 인플레이션 압력도 완화됐다.

3분기 소비지출 증가율은 연율 3.1%로 전 분기의 2.6%보다 오히려 늘어났다.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는 2.5%를 기록,전 분기의 4.0%에서 크게 떨어졌다.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3분기 근원 PCE 물가지수도 2.7%에서 2.3%로 하락했다.

한편 미국의 잠재성장률이 수년내 연 2.5%로 떨어져 10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하락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코노미스트 최신호(28일자)는 잠재성장률 산출의 근거가 되는 노동인구와 생산성 증가율이 급격히 둔화되면서 현재 2.75%인 잠재성장률이 이같이 급락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잠재성장률은 물가 상승을 유발하지 않고 달성할 수 있는 최대 GDP 성장률이다.

잠재성장률 하락은 경제성장 엔진이 그만큼 약해졌다는 의미다.

미국의 잠재성장률은 1960년대 여성들의 활발한 취업으로 4%를 웃돌다가 1970년대 생산성 향상이 둔화되면서 3%대로 주저앉았다.

1990년대 중반 반등했다가 다시 하락해 현재 2.75% 수준이다.

이코노미스트는 노동인구 감소를 잠재성장률 하락 전망의 주요 근거로 제시했다.

베이비붐 세대가 대거 은퇴하고 있는 데다 여성 취업률이 1999년 60%를 정점으로 하락하고 있고 10대 취업률도 1990년대 50%에서 최근엔 40%로 떨어졌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16세 이상 인구 중 경제활동인구의 비율을 나타내는 경제활동참가율이 67%까지 치솟았던 2000년 이후 줄곧 내리막길을 걸어 현재 66% 수준이고 향후 4년 동안 1.4%포인트 추가 하락할 것이라고 이 잡지는 전망했다.

생산성 증가율 둔화도 잠재성장률 하락의 핵심 요인으로 지목됐다.

미국의 생산성 증가율은 최근 2년 동안 연평균 2%를 기록,직전 3년간 4%에 비해 반토막이 났다.

1990년대 후반 생산성 향상을 이끌었던 정보기술(IT) 붐의 기여가 줄고 있고 기업들의 자본투자가 감소하고 있으며 고유가로 인한 비용 부담이 늘어나 생산성 증가율이 예전 수준으로 회복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뉴욕=하영춘 특파원·장경영 기자 hayoung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