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선통신사업자인 LG데이콤[015940]의 실적과 주가 전망에 대해 국내 증권사들이 정반대의 투자의견을 내놓고 있다.

이익증가 추세를 감안할 때 주가가 더 오를 수 있다는 '매수' 의견과 내년 실적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올 들어 주가가 급등세를 보였기 때문에 차익실현 시기가 왔다는 부정적인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26일 LG데이콤은 3.4분기 실적이 시장예상치를 상회했다는 평가에 불구하고 사흘째 하락세를 보여 전일대비 5.29% 급락한 2만2천400원에 마감했다.

이 회사 주가는 올해 3월부터 최근까지 실적개선과 자회사인 LG파워콤의 가입자 증가에 힘입어 두 배 가까이 급등했었다.

전날 발표된 LG데이콤의 3.4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3천113억원, 660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9%, 52% 늘어나 시장예상치를 상회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대우증권은 예측 가능한 이익성장이 주가 상승을 견인할 것이라며 '매수' 의견을 유지하면서 LG데이콤의 목표주가를 기존 2만5천원에서 3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유상록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효과적인 비용 통제에 따른 수익성 개선과 LG파워콤의 순조로운 초고속인터넷 가입자 확보가 나타나고 있어 이 회사의 내년과 2008년 주당순이익(EPS) 전망치를 각각 4.8%, 7.6% 상향 조정했다"고 전했다.

동양종금증권도 LG데이콤이 내년에도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며 목표주가로 2만8천원을 제시했다.

이 증권사의 최남곤 애널리스트는 "자체 사업의 안정적 잉여현금흐름(FCF) 창출에 힘입어 재무구조가 급격히 개선됐다"며 "이를 바탕으로 내년 이후 새로운 사업기회를 적극적으로 모색할 것으로 보여 낮은 성장성을 해소하는 계기가 마련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갈수록 치열해지는 유선통신시장의 경쟁과 자회사인 LG파워콤의 적자폭 확대 등을 감안할 때 내년 실적개선이 불투명하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장성민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LG데이콤을 작년 5월 '매수' 등급으로 상향한 뒤 주가가 205% 올라 긍정적 요소들은 대부분 반영된 것으로 판단된다"며 투자의견을 '보유'로 낮추고 현재 주가수준에서 차익실현을 권고했다.

장성민 애널리스트는 "높은 해지율과 치열한 경쟁으로 자회사 LG파워콤의 내년 수익성이 기존 기대치를 밑돌 것으로 판단된다"고 지적했다.

하나로텔레콤이 기업시장에서 입지를 넓혀나갈 계획을 갖고 있고 KT도 가입자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정부에 결합상품의 규제완화를 요청하는 등 유선통신시장의 과열 경쟁구도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을 부담요인으로 꼽았다.

대한투자증권도 LG파워콤의 흑자전환이 지연되고 있어 LG데이콤의 실적개선폭도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하향 조정했다.

고연정 대투증권 애널리스트는 "자회사인 LG파워콤이 양호한 가입자수 증가에도 비용 부담으로 영업손실이 2.4분기 137억원에서 3.4분기 188억원으로 확대된 점이 실망스러웠다"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김호준 기자 hoj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