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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도원 기행] ⑪ 성바오로수도회 ‥ 미디어복음으로 세상 밝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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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지하철 4호선 미아삼거리역에서 멀지 않은 성바오로수도회.정문을 넘어서자 우체국 택배 차량 한 대가 짐을 싣고 있다.

    수도회가 운영하는 성바오로선교네트(www.paolo.net)의 쇼핑몰에 주문 들어온 상품들을 배송하기 위해서다.

    쇼핑몰의 물류창고격인 '보급소'에 들어서자 이 수도회가 만든 도서,음반,DVD,비디오 등이 선반에 가득하다.

    또 성모자상과 묵주,십자고상,실내 장식품 등의 다양한 성물도 커다란 방 하나를 빼곡히 메우고 있다.

    "보급소는 단순히 창고로서가 아니라 '강론대'의 역할을 하는 곳입니다.

    하느님의 거룩한 말씀이 세상 곳곳으로 퍼져나가는 곳이기 때문이지요.

    하늘나라의 보물을 가득 담아 놓은 창고라고 할 수 있는데 이토록 소중한 보물이 창고에 쌓여 있으면 안 되므로 보다 많은 사람에게 이를 나눠주기 위해 저희 수도회는 애쓰고 있습니다."

    지난 24일 성바오로수도회 한국준관구장 소임을 후임자인 심재영 수사에게 넘긴 백기태 수사(50)의 설명이다.

    성바오로수도회는 처음부터 미디어를 선교의 방편으로 삼아왔다.

    1914년 이탈리아에서 성바오로수도회를 창설한 복자 야고보 알베리오네 신부(1884~1971)는 출판을 통한 복음 전파에 심혈을 기울였다.

    1913년 이탈리아 교구에서 최초로 발행된 주간신문 '가제타 디 알바'의 책임을 맡은 그는 이듬해 '작은 노동자 인쇄학교'를 열었는데,이것이 성바오로수도회의 시초다.

    그는 "사회를 병들게 하는 비도덕적인 출판에는 도덕으로 무장한 강력한 조직으로 맞서야 한다"면서 복음을 담은 출판을 강조했다.

    "텔레비전과 라디오,신문과 잡지,비디오,인터넷,멀티미디어 등 고도로 발달한 커뮤니케이션 수단들은 이 세상을 하나의 지구촌으로 만들었습니다.

    이런 수단들은 안방에서도 지구촌 구석구석을 다 알게 해주지만 자칫 나쁜 목적에 쓰일 경우 심각한 폐해를 초래하게 되지요.

    따라서 이런 미디어들이 악용되지 않도록 막는 한편 미디어를 선용하도록 애쓰는 것이 저희들의 일입니다.

    아울러 미디어를 악용한 결과 죄악에 빠진 이들을 위해 기도하는 일도 우리의 중요한 임무 가운데 하나입니다."

    백 수사는 "알베리오네 신부는 '원하든,원하지 않든 세상은 우리 것'이라며 철저히 세상 한가운데 발을 디디고 서서 시대적 요청을 알아듣는 혜안을 지녔다"면서 "현대 기술문명이 제공하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 가장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복음을 전하는 것이 그의 신념이었다"고 소개했다.

    출판뿐만 아니라 영화,라디오,텔레비전,레코드 등 모든 미디어를 복음 전파의 수단으로 삼았다.

    비교적 짧은 기간 안에 성바오로수도회가 전 세계 27개국으로 진출한 것은 이런 결과다.

    성바오로회가 한국에 진출한 것은 1962년.그로부터 2년 뒤 성바오로회는 어린이 교리서를 발간하는 등 출판활동을 시작했고 지금은 출판,온·오프라인 서점 운영,카세트 테이프와 비디오·CD롬·DVD·애니메이션·동영상 제작,인터넷 선교와 쇼핑몰 운영,휴대폰을 통한 모바일서비스 등으로 활동 영역을 넓혀왔다.

    새로운 매체를 복음 전파에 이용하지 않으면 그것은 세상을 잃어버리는 것이라는 알베리오네의 가르침을 충실히 따르고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 출판한 책만 500여종,오디오는 70종 가까이 되고 성바오로서원(서점)도 14곳이나 된다.

    "매체가 발달하면 할수록 우리의 책임도 커집니다.

    인터넷 사용이 보편화되면서 성의 상품화와 폭력·선정성의 문제 등이 크게 대두된 것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정보의 빈부격차가 커진 것도 현대에 와서 새로 생긴 문제이고요.

    그래서 우리 수도회의 창설자는 '눈에는 눈,이에는 이'라고 하듯이 '나쁜 매체에는 좋은 매체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어요.

    미디어를 잘못 이용해 영혼이 악에 물들기 전에 이를 예방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졌어요.

    그래서 우리는 매체에도 세례를 줘야 한다고 하지요."

    백기태 성바오로회 수사의 휴대폰 요금은 매달 10만원을 훌쩍 넘어선다.

    필요할 때마다 용돈을 타서 써야 하는 가톨릭 수도자로선 꽤 부담스러운 전화 요금이다.

    그의 전화요금 내역을 보면 전화통화료보다는 데이터 및 정보 이용료가 훨씬 많다.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새로운 미디어 활용법은 어떤지 알아보기 위해 각종 모바일 서비스를 자주 이용하고 탐색하기 때문이다.

    백 수사는 "세상의 변화에 늘 깨어 있어야 세상과 함께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성바오로수도회가 모바일인터넷을 통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도 이런 깨어 있음과 관심의 결과다.

    예를 들어 휴대폰에서 '삼위일체'를 연상시키는 '3217'을 눌러 모바일 인터넷에 접속하면 '성서 말씀'(무료)과 '말씀 한모금'(유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성서 말씀'과 '성인어록'을 문자메시지로 보내주는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고 휴대폰 배경화면과 벨소리 내려받기 서비스도 준비 중이다.

    "개인생활에는 청빈이 강조되지만 사도직 활동을 위한 일이라면 투자를 아끼지 않습니다.

    그래서 우리 가족(수사)은 여느 수도회와 달리 대부분 휴대폰을 가지고 있고 많이 활용합니다.

    종신서원 때는 노트북 컴퓨터를 선물로 줍니다.

    개인을 위해서가 아니라 수도회의 활동을 위해서 쓰라고 지급하는 겁니다."

    수도원 마당에 나오자 한복을 입은 성모자상이 마당 한쪽을 지키고 있다.

    비녀를 꽂고 장미 화관을 쓴 성모 마리아가 아기예수를 번쩍 들어 세상에 내어주는 모습이다.

    예수 그리스도가 그랬던 것처럼,세상을 향해 자신을 주저없이 던지고 내어주는 사람들.수도원에는 그런 사람들이 살고 있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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