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대한통운 인수에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박 회장은 차기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것에 대해선 "그룹 이슈들을 챙겨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없다"며 고사할 뜻을 분명히 했다.

박 회장은 25일 베트남 호찌민시 쉐라톤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법원의 대한통운 매각 일정이 나오는 대로 재무적 투자자와 컨소시엄을 이뤄 인수에 나설 것"이라며 "대한통운을 인수하면 아시아나항공 금호고속 등 기존 물류사업과 맞물려 상당한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대한통운은 상장기업인 만큼 30~35%의 지분만 가져도 안정적인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다"며 "인수 자금은 큰 부담없이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금호산업을 통해 대한통운 지분 13.4%를 보유하고 있으며 골드만삭스(20.55%) STX팬오션(14.7%) 서울보증보험(10.0%) 등도 10%가 넘는 지분을 갖고 있다.

박 회장은 대우건설 인수 협상에 대해선 "현재 마지막 문구수정 작업 중이며 곧 마무리될 것"이라며 "우발채무를 추후 실비로 정산할지 여부를 놓고 채권단과 막바지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우건설과 금호건설을 합병하지 않고 시장에서 경쟁시킬 방침"이라며 "다만 R&D(연구개발)와 시장정보 등 금호건설과 시너지를 거둘 수 있는 부문은 통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대우건설 경영진 구성 문제와 국민은행이 인수의사를 내비친 서울역 빌딩 매각계획에 대해선 "대우건설 경영진과 협의를 거쳐 시간을 두고 결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박 회장은 금호아시아나그룹의 베트남 사업에 대해선 "대우건설 인수를 계기로 베트남 정부의 투자 요청이 더욱 늘어나고 있다"며 "일단 내년에 타이어공장에 필요한 천연고무농장을 운영할 계획이며,골프장 건설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회장은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차기 전경련 회장 추대 움직임에 대해 "아직 제의받은 적이 없으며 시간적으로 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며 "대우건설 인수 후속작업을 비롯해 그룹을 위해 직접 뛸 일이 많다"고 말했다.

호찌민(베트남)=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