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타계한 최규하(崔圭夏) 전 대통령은 검소하고 청렴한 생활로 귀감이 된 인물이었다.

최 전 대통령은 40년간 서울 서교동의 2층 짜리 조그마한 단독주택에서 별다른 수리도 하지 않은 채 살았다.

서교동 자택은 지난 2004년까지 연탄보일러를 땠는 데 그것도 오래돼서 바꾼 게 아니라 연탄을 구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에 할 수 없이 교체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 전 대통령이 이처럼 연탄보일러를 고집했던 것은 국무총리 시절이었던 1978년 1월 장성탄광 막장에서 고생하는 광부들을 보고 "끝까지 연탄을 때겠다"고 결심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최 전 대통령은 또 딸이 태어났을 때 쓰던 50년 된 선풍기를 그대로 사용했고 에어컨도 언제 구입했는지 기억도 나지 않을 정도로 오래된 것을 썼다는 후문이다.

메모지도 달력을 잘라서 쓰도록 비서관들에게 권했고 식사도 무염식 위주로 검박하게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최 전 대통령은 이같은 검소한 생활속에서도 종손이 남에게 매매한 선산 등을 재구입하고, 선영에 가서 직접 풀도 뽑는 등 조상에 대한 효(孝)를 다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흥순 비서실장은 "최 전 대통령은 구두도 옛날 것, 늘 같은 것을 신었다"며 "생활 전반적으로 절약하는 습관이 몸이 밴 분이었다"고 회고했다.

(서울연합뉴스) 추승호 기자 chu@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