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을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와인의 성분에 대해 알아 둘 필요가 있다. 각 성분들의 조화로운 결합은 구조적인 밸런스 만큼이나 와인의 맛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먼저 타닌(Tannin)이다. 타닌은 와인의 구조와 뼈대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와인을 오래도록 보관할 수 있도록 방부제 역할도 한다. 타닌은 씨,껍질 그리고 줄기에 많이 들어 있다. 껍질도 사용해 만드는 레드 와인에서 주로 발견되는 것은 이 때문이다. 타닌의 느낌은 오래 끓여서 우려낸 차와 비슷하다. 맛은 크게 쓴맛과 아스트레젠시로 이뤄진다. 쓴맛이 혀의 뒤 끝에서 느껴진다면 아스트레젠시는 혀의 앞부분에서 느껴진다.

아스트레젠시는 떫은 감을 먹었을 때처럼 거칠면서 드라이하다. 질 좋고 맛있는 와인은 주로 쓴맛보다 아스트레젠시가 더 강조돼 있다.

다음은 산(Acidity). 사과 레몬 포도 등 모든 과일은 산을 함유하고 있다. 산은 과일 맛에 신선함을 제공해 준다. 과일에 산이 없다면 너무 달거나 쉽게 질리게 될 것이다. 마치 설탕물이나 시럽을 마시는 것처럼 말이다. 과일과 마찬가지로 와인 또한 이 산을 필요로 한다. 그것도 적당히. 와인에 산이 너무 없다면 맨송맨송한 맛이나서 활기도 없고 너무 달게 느껴질 수 있다. 타르타르산과 같은 산이 소량 들어있다면 와인의 향기는 더욱 풍부하게 될 것이다. 반면에 산이 너무 많이 포함돼 있으면 거칠고 날카로워 마시기가 사나워진다. 산도가 높은 것은 뉴질랜드 알자스 등 추운 지역에서 자란 포도로 만든 와인이고 산도가 낮은 것은 호주 등 비교적 따뜻한 기후에서 자란 포도로 만든 와인이다.

와인에서 알코올을 뺀다면 말이 되지 않을 것이다. 알코올은 당이 효모에 의해 발효되면서 나온다. 그래서 당 함유량이 많은 포도일수록 알코올 도수 역시 높다. 독일과 같은 추운 기후에서 재배되는 포도는 당 함유량이 적어 알코올 도수는 주로 7~8%를 유지한다. 따뜻한 기후에서 자란 포도는 당이 많고 와인도 독해진다. 당이 알코올로 전환되는 과정은 와인을 만드는 중요한 단계다. 이 단계에서 와인은 적절한 통제 속에 다양한 아로마를 품는다.

끝으로 당(Sugar)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당은 알코올과 밀접한 관계를 가진다. 와인 속의 당은 알코올로 변화되지 못하고 남아 있는 것들이다. 알코올 도수가 증가하면 효모의 활동이 약해져서 모든 당이 알코올로 바뀌지 않는다. 적은 양의 당은 효모의 활동에 저항할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대부분의 와인은 적어도 1g/L의 잔당을 가진다. 달다는 것에 대한 정의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일반적으로 2g/L 이하의 잔당을 가진 와인을 드라이 와인이라고 한다. 잔당이 많으면 단맛이 커지는 것이 사실이지만 모두 맞는 것은 아니다. 잔당이 25g/L이라도 산과 타닌의 비율에 따라 드라이하다고 느낄 수 있다는 것도 참고하기 바란다. 와인에서 단맛의 차이를 느껴보고 싶을 경우 드라이 와인과 디저트 와인을 동시에 맛보면 확연히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랜드 인터컨티넨탈호텔 소믈리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