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초일류 기업의 '오너십 리포트'] (4) 스웨덴 '발렌베리'..'준비된 경영자' 지속 배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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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은 유럽에서도 사회주의 색채가 강한 나라다.
20세기 초부터 사민당이 정권을 잡았고 성장보다는 분배를 요구하는 노조나 시민단체들의 입김도 셌다.
이런 환경 속에서 어떻게 발렌베리와 같은 초대형 기업이 탄생할 수 있었을까.
또 많은 스웨덴 국민들은 어떤 이유로 가족들을 중심으로 승계되고 있는 오너십에 지지를 보내고 있는 것일까.
발렌베리는 분명 초우량 그룹이지만 여느 기업처럼 이윤 추구에만 연연하지 않았다.
멀리 보고 투자를 했으며 근로자들의 생산적 복지를 구현하는 데도 열성적이었다.
여기에 발렌베리 가문은 '준비된 경영자'를 지속적으로 배출하는 데 성공하고 있다.
이들은 한결같이 부지런하고 겸손하며 또 소박하기까지 하다.
뿐만 아니라 3세대 야콥의 조카인 라울 발렌베리는 외교관의 신분으로 스웨덴 국민들이 무한한 자긍심을 느끼게 할 정도의 위업을 달성하기도 했다.
그는 야콥의 폭넓은 인맥과 발렌베리가(家) 특유의 수완을 바탕으로 1944년 집단수용소로 압송될 처지에 놓인 유대인 2만여명을 스웨덴으로 탈출시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10명 중 9명이 해사 출신
발렌베리가의 경영자들은 수십명의 예비후보들 가운데서 선발된다.
기본적으로 장자(長子)를 우대하지만 철저하게 능력 위주로 판단한다.
그러다 보니 통상 세대별로 투톱을 이루고 있는 경영자들 중에는 이복 형제들도 있고 사촌들도 있다.
발렌베리는 유능한 경영자를 배출하기 위한 나름대로의 코스를 두고 있다.
중·고교 생활은 간섭하지 않지만 고교를 졸업한 뒤에는 해군사관학교를 가야 한다.
리더십을 함양하기 위한 필수적인 과정이다.
창업주에서 5대까지 이어져 오는 10명의 경영자 중 해군사관학교를 나오지 않은 사람은 5세대의 막내인 피터 발렌베리 주니어밖에 없다.
그러고서도 그가 발탁된 이유는 미래의 경영자로서 상당한 잠재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받았기 때문이다.
사관학교를 졸업하고 난 뒤에는 미국과 유럽에서 기업과 금융 실무를 익혀야 한다.
○20년 내다보는 장기 투자
선대 경영자들은 그룹의 경영을 맡는 후대에게 '오너십은 권한이 아니라 책임'이라는 얘기를 강조한다.
경영에 실패하면 다른 사람에게 기회를 넘기겠다는 '경고'도 잊지 않는다(아직 이런 일은 발생하지 않았다).동시에 지속적인 전문화와 장기 투자에 대한 확고한 믿음을 토대로 하는 가족 경영의 전통을 지킬 것을 당부한다.
이 때문에 경영자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 미래를 준비하며 다양하고도 꼼꼼한 분석 작업을 해 나가야 한다.
자연히 일을 많이 할 수밖에 없다.
자기 책임 아래 장기 투자를 하고 그 성과를 내는 것은 발렌베리의 전매특허다.
1990년대 세계 제약업계의 판도를 뒤흔든 아스트라제네카의 '로섹'이라는 제품은 무려 20여년의 준비 끝에 나온 것이었다.
○3세대 경영자 마쿠스 주니어의 경우
마쿠스 주니어는 임직원들의 신상정보를 속속들이 파악하고 있었다.
사무실을 걸어 다니면서 직원들과 스스럼없이 대화를 나눴으며 권위적이지도 않았다.
직원들은 그를 '도드(Dodd)'라는 애칭으로 불렀다.
발렌베리 그룹의 한 사장이 다른 계열사 사장에게 보낸 편지에서 마쿠스 주니어의 스타일을 엿볼 수 있다.
"파피루스사에 대한 도드의 지식은 회사의 전반적인 구조에만 한정된 것이 아니다.
그는 의외로 많은 내용을 알고 있다.
여러 가지 종이 기계가 어떤 속도로 작동하는지를 알고 있으며 목재펄프 구매가격도 파악하고 있다.
아울러 경리 책임자의 차석 이름과 이 회사의 수력발전소 저수량까지 외우고 있다.
그런 일들에 대해 도드가 전화로 물으면 즉각 대답을 해야 하기 때문에 우리(사장들)도 상세한 내용을 모두 알고 있어야 한다.
그는 또 이곳 저곳을 자주 돌아다닌다.
특별하게 정해진 시간도 없다.
도드는 스스로 정보를 알고자 한다.
동시에 다른 경영자들도 자신처럼 모든 일에 주의를 기울이기 원한다."
이 편지에서 드러난 것처럼 발렌베리 오너들은 스스로 모든 일을 챙긴다.
부하들을 믿지 못해서가 아니라 자신이 책임져야 할 영역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함장이 우선이고 배는 그 다음"
마쿠스 시니어가 남긴 인재 경영의 원칙은 유능한 경영진을 확보하는 일이 경영상의 어떠한 의사결정보다도 우선한다는 뜻이다.
그의 이런 생각은 "유능한 사장이 역전시킬 수 없을 정도로 상황이 심각한 회사는 없다.
또 무능력한 사장이 파괴할 수 없을 정도로 우량한 회사는 없다"는 또 다른 논리로 뒷받침된다.
발렌베리는 5세대에 걸쳐 경영을 해오는 동안 추진력과 신망을 두루 갖춘 우수한 전문경영인을 확보하는 데 엄청난 정성을 기울였다.
1980년 아세아(ASEA)사의 사장을 맡은 이후 1997년에는 발렌베리의 지주회사 격인 인베스터의 회장 자리에까지 올랐던 퍼시 바네빅이 발렌베리가 배출한 대표적인 전문경영인이다.
발렌베리는 바네빅 같은 사람을 '희귀한 경영자원'으로 여긴다.
진취적이고 창조적이며 과단성까지 갖춘 리더라면 국적을 불문하고 찾아간다.
"이 같은 인재 경영이야말로 모든 초일류 기업의 공통점이자 발렌베리 그룹의 성장사를 설명할 수 있는 키워드"라고 인베스터의 대변인 프레드릭 린드그렌은 말했다.
20세기 초부터 사민당이 정권을 잡았고 성장보다는 분배를 요구하는 노조나 시민단체들의 입김도 셌다.
이런 환경 속에서 어떻게 발렌베리와 같은 초대형 기업이 탄생할 수 있었을까.
또 많은 스웨덴 국민들은 어떤 이유로 가족들을 중심으로 승계되고 있는 오너십에 지지를 보내고 있는 것일까.
발렌베리는 분명 초우량 그룹이지만 여느 기업처럼 이윤 추구에만 연연하지 않았다.
멀리 보고 투자를 했으며 근로자들의 생산적 복지를 구현하는 데도 열성적이었다.
여기에 발렌베리 가문은 '준비된 경영자'를 지속적으로 배출하는 데 성공하고 있다.
이들은 한결같이 부지런하고 겸손하며 또 소박하기까지 하다.
뿐만 아니라 3세대 야콥의 조카인 라울 발렌베리는 외교관의 신분으로 스웨덴 국민들이 무한한 자긍심을 느끼게 할 정도의 위업을 달성하기도 했다.
그는 야콥의 폭넓은 인맥과 발렌베리가(家) 특유의 수완을 바탕으로 1944년 집단수용소로 압송될 처지에 놓인 유대인 2만여명을 스웨덴으로 탈출시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10명 중 9명이 해사 출신
발렌베리가의 경영자들은 수십명의 예비후보들 가운데서 선발된다.
기본적으로 장자(長子)를 우대하지만 철저하게 능력 위주로 판단한다.
그러다 보니 통상 세대별로 투톱을 이루고 있는 경영자들 중에는 이복 형제들도 있고 사촌들도 있다.
발렌베리는 유능한 경영자를 배출하기 위한 나름대로의 코스를 두고 있다.
중·고교 생활은 간섭하지 않지만 고교를 졸업한 뒤에는 해군사관학교를 가야 한다.
리더십을 함양하기 위한 필수적인 과정이다.
창업주에서 5대까지 이어져 오는 10명의 경영자 중 해군사관학교를 나오지 않은 사람은 5세대의 막내인 피터 발렌베리 주니어밖에 없다.
그러고서도 그가 발탁된 이유는 미래의 경영자로서 상당한 잠재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받았기 때문이다.
사관학교를 졸업하고 난 뒤에는 미국과 유럽에서 기업과 금융 실무를 익혀야 한다.
○20년 내다보는 장기 투자
선대 경영자들은 그룹의 경영을 맡는 후대에게 '오너십은 권한이 아니라 책임'이라는 얘기를 강조한다.
경영에 실패하면 다른 사람에게 기회를 넘기겠다는 '경고'도 잊지 않는다(아직 이런 일은 발생하지 않았다).동시에 지속적인 전문화와 장기 투자에 대한 확고한 믿음을 토대로 하는 가족 경영의 전통을 지킬 것을 당부한다.
이 때문에 경영자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 미래를 준비하며 다양하고도 꼼꼼한 분석 작업을 해 나가야 한다.
자연히 일을 많이 할 수밖에 없다.
자기 책임 아래 장기 투자를 하고 그 성과를 내는 것은 발렌베리의 전매특허다.
1990년대 세계 제약업계의 판도를 뒤흔든 아스트라제네카의 '로섹'이라는 제품은 무려 20여년의 준비 끝에 나온 것이었다.
○3세대 경영자 마쿠스 주니어의 경우
마쿠스 주니어는 임직원들의 신상정보를 속속들이 파악하고 있었다.
사무실을 걸어 다니면서 직원들과 스스럼없이 대화를 나눴으며 권위적이지도 않았다.
직원들은 그를 '도드(Dodd)'라는 애칭으로 불렀다.
발렌베리 그룹의 한 사장이 다른 계열사 사장에게 보낸 편지에서 마쿠스 주니어의 스타일을 엿볼 수 있다.
"파피루스사에 대한 도드의 지식은 회사의 전반적인 구조에만 한정된 것이 아니다.
그는 의외로 많은 내용을 알고 있다.
여러 가지 종이 기계가 어떤 속도로 작동하는지를 알고 있으며 목재펄프 구매가격도 파악하고 있다.
아울러 경리 책임자의 차석 이름과 이 회사의 수력발전소 저수량까지 외우고 있다.
그런 일들에 대해 도드가 전화로 물으면 즉각 대답을 해야 하기 때문에 우리(사장들)도 상세한 내용을 모두 알고 있어야 한다.
그는 또 이곳 저곳을 자주 돌아다닌다.
특별하게 정해진 시간도 없다.
도드는 스스로 정보를 알고자 한다.
동시에 다른 경영자들도 자신처럼 모든 일에 주의를 기울이기 원한다."
이 편지에서 드러난 것처럼 발렌베리 오너들은 스스로 모든 일을 챙긴다.
부하들을 믿지 못해서가 아니라 자신이 책임져야 할 영역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함장이 우선이고 배는 그 다음"
마쿠스 시니어가 남긴 인재 경영의 원칙은 유능한 경영진을 확보하는 일이 경영상의 어떠한 의사결정보다도 우선한다는 뜻이다.
그의 이런 생각은 "유능한 사장이 역전시킬 수 없을 정도로 상황이 심각한 회사는 없다.
또 무능력한 사장이 파괴할 수 없을 정도로 우량한 회사는 없다"는 또 다른 논리로 뒷받침된다.
발렌베리는 5세대에 걸쳐 경영을 해오는 동안 추진력과 신망을 두루 갖춘 우수한 전문경영인을 확보하는 데 엄청난 정성을 기울였다.
1980년 아세아(ASEA)사의 사장을 맡은 이후 1997년에는 발렌베리의 지주회사 격인 인베스터의 회장 자리에까지 올랐던 퍼시 바네빅이 발렌베리가 배출한 대표적인 전문경영인이다.
발렌베리는 바네빅 같은 사람을 '희귀한 경영자원'으로 여긴다.
진취적이고 창조적이며 과단성까지 갖춘 리더라면 국적을 불문하고 찾아간다.
"이 같은 인재 경영이야말로 모든 초일류 기업의 공통점이자 발렌베리 그룹의 성장사를 설명할 수 있는 키워드"라고 인베스터의 대변인 프레드릭 린드그렌은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