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에 BMW를 움직인 기업정신은 '메르세데스 벤츠를 따라잡자'는 것이었다.

자부심이 강한 바바리아인들에게 '벤츠보다 한 수 아래'라는 평가는 견딜 수 없는 모욕이었고,이는 "최고의 차를 만들자"는 공감대를 BMW 내부에서 이끌어냈다.

헤르베르트 콴트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은 BMW 경영진은 신차 개발에 엄청난 돈을 투입했고,엔지니어들은 보다 강력한 엔진을 만들기 위해 밤을 샜다.

3·5·7시리즈는 이렇게 해서 태어났다.

스타트는 1972년 뮌헨 올림픽 직후 출시된 중형세단 5시리즈가 끊었다.

5시리즈는 벤츠의 아성에 도전하며 패밀리 카로 인기를 얻었다.

2년 뒤인 1975년 준중형급 세단인 3시리즈가 데뷔했다.

3시리즈는 BMW가 두 차례의 석유파동을 이겨내는 데 견인차 역할을 하며,오늘날까지 BMW 차종 중 최다 판매 모델로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BMW의 최상급 모델인 7시리즈는 1977년에 탄생했다.

한때 자동차 마니아들의 전유물이었던 BMW는 3·5·7시리즈의 데뷔와 함께 대중 앞에 나서기 시작했다.

믿음직한 성능을 갖춘 3·5·7시리즈를 갖게 된 BMW는 이즈음 광고 전략도 바꾼다.

메시지의 주제는 'BMW는 최고의 엔지니어들이 만들어낸 최고의 드라이빙 머신'이란 것이었다.

경쟁업체들이 시류에 따라 광고 메시지를 달리했던 데 반해 BMW는 '최고의 드라이빙 머신'이란 메시지를 일관되게 내보냈다.

이 전략은 3·5·7시리즈의 뛰어난 성능과 맞물리면서 전 세계 소비자들에게 '운전하는 재미를 원한다면 돈을 더 주더라도 BMW를 구입해야 한다'는 인식을 뚜렷하게 심어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