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무분별한 '마이 웨이'는 어디까지인가.

국제사회의 비난과 경고에도 아랑곳 없이 지난 9일 1차 핵실험을 강행한 북한이 또다시 추가 핵실험을 단행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계속 나오고 있다.

미국 NBC 방송은 18일 북한 군부가 일련의 지하핵 실험을 실시할 계획임을 중국측에 통보했다고 미 관리들의 발언을 인용해 보도했다.

우리 정부는 이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지만 추가 핵실험 징후와 관련한 소식은 끊이지 않고 있다.

핵실험의 최종 결정권을 갖고 있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이미 관련 기관들에 추가 핵실험을 지시했으며 이에 따라 적절한 타이밍을 노리고 있다는 미확인 첩보도 들린다.

또 북한은 2차 핵실험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지역으로 관련 장비들을 이동시켰다고 알려졌다.

추가 핵실험 외에 영변 원자로 폐연료봉 인출을 통한 플루토늄 추가 추출, 대포동 2호 미사일 발사, 해상검색을 둘러싼 직접적 무력충돌, 서해교전과 같은 NLL(북방한계선) 침범 등 국지적 도발을 강행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북한 외무성이 17일 대변인 성명을 통해 "금후 미국의 동향을 주시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제 결의안에 따라 전면적인 제재가 강행되는 현재 상황에서 북한에게는 브레이크를 밟을 의지가 별로 없는 것 같다.

북한 언론이 핵실험 이후 연일 '선군'과 '자주'를 강조하고 김정일 위원장이 1차 핵실험 후 1주일만에 인민군 협주단의 공연을 관람, 공개활동을 재개한 것도 한걸음도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지를 과시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특히 노동신문은 18일 정론에서 김정일 위원장이 "혁명은 신념이고 의지이며 배짱이다.

필승의 신념이 굳세지 못하고 배짱이 없으면 온갖 풍파를 헤쳐나가야 하는 혁명을 할 수 없다"고 말했다며 '필승의 신념'을 강조했다.

북한 지도부는 이미 최대 후원국인 중국에도 등을 돌린 채 국제사회와 '맞장'을 뜨고 있는 형국에서 핵보유국이라는 '자긍심'과 함께 핵무기를 보유한 자신들을 함부로 공격하지 못할 것이라는 판단에 따라 더욱 의기양양해 모험주의적으로 나갈 것으로 보인다.

'치킨게임'(자동차를 서로 마주보고 전속력으로 달리다가 목숨이 아까워 먼저 피하는 쪽이 지는 게임)으로 본다면 북한은 미국 등 국제사회의 제재에 굴복해 절대로 먼저 피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심지어 일각에서는 북한이 국제사회의 '양보'와 '항복'을 받아내지 못한다면, 특히 미국이 군사적으로 대응하거나 중국 등의 경제제재로 인해 김정일 체제 붕괴라는 최악의 위기상황까지 몰릴 경우에는 '극단적인 도발'로 나갈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최근 입국한 고위층 탈북자 A씨는 "북한 지도부의 강경 입장은 외부에서 바라보는 것 보다 훨씬 위험한 수준"이라며 "현재의 고립 국면이 지속돼 체제 붕괴의 위기까지 온다면 그들이 전쟁을 일으키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고위층 탈북자 B씨는 "김정일이 이미 오래전부터 '조선이 없는 지구는 필요가 없다'고 말을 해왔다"며 "북한이 그동안 경제난 속에서도 핵과 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를 만들어 왔는데 다 죽게 된 마당에 그런 무기를 한번 써보지도 않은 채 앉아서 당할 수는 없다는 것이 군부를 비롯한 북한 고위층의 분위기"라고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최선영 기자 chs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