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릴린치증권이 최근 발표한 '아시아·태평양 부자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100만달러 이상 자산(금융자산 및 단기투자용 부동산)을 가진 한국 부자는 8만6700명으로 집계됐다.

한국의 백만장자는 전체인구의 0.22%라는 얘기다.

이 같은 백만장자 숫자는 전 년보다 21.3%나 늘어난 것으로 증가율로는 세계 1위를 기록했다.

자산 분포별로는 한국의 부자들이 아시아 다른 지역에 비해 채권과 현금 및 예금 비중이 높아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뚜렷했다.

현금 및 예금 비중이 35%,채권 25%로 아시아 최고 수준이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재테크 수단하면 뭐니뭐니 해도 부동산을 들 정도로 국내 가계의 자산 구성은 부동산 자산 비중이 금융 자산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지난 3월 전국 7대 도시 700가구를 표본으로 조사 발표한 '우리나라 가계의 자산보유 현황과 시사점'에 따르면 총자산 중 부동산(주택 포함)이 차지하는 비중이 88.6%에 달했다.

거주주택이 83.4%,기타부동산은 5.2%였다.

반면 예·적금 보험 주식 및 채권 직간접 투자 등 금융 자산의 보유 비중은 10.2%에 불과했다.

우리나라 국민의 부동산 선호 현상을 단적으로 드러내는 대목이다.

우리나라 국민 대부분은 아직껏 선진국 형태의 자산구조를 갖추고 있지 못한 셈이다.

저성장 고령화 인구감소 등의 사회적 현상을 고려하고 부동산 세금이 점점 높아진다는 점을 감안하면 향후에는 부동산에 무조건 집착하기보다는 점차 투자자산 비중을 늘려갈 필요가 있다.

더욱이 적립식 펀드가 일반화되고 올해부터 퇴직연금제도가 본격 시행된 것도 향후 주식 등 투자 자산에 대한 긍정적인 환경을 만들어주고 있다.

미국의 경우에도 확정기여형 퇴직연금제도인 401K가 도입되면서 증시가 한 단계 도약한 사례가 있다.

자산 포트폴리오에 황금비율은 없다.

일반적으로 은행과 부동산 및 주식·채권에 3분의 1씩 넣어두라고 얘기들을 한다.

하지만 당신의 투자성향과 연령대 등을 고려해 적절한 포트폴리오를 꾸려야 한다.

젊은 투자자들은 노년층보다 더 과감한 투자를 하는 성향이 있으며 반대로 노년층은 안전을 중시하는 투자를 하는 것이 좋다.

예컨대 재테크 초창기인 20~30대엔 꼭 들어야 할 청약통장과 장기주택마련저축에 적립금을 붓고 난 뒤 남은 돈의 35%는 안정형(채권형) 투자에,65%는 수익형(주식형) 투자에 넣는 것이 좋다.

다소 공격적인 투자 패턴이다.

이 같은 투자를 바탕으로 종자돈이 모였다면 본격적으로 내집 마련에 나서야 한다.

내집을 마련한 40대 이후에는 다소 안정적인 포트폴리오를 꾸려야 한다.

이번엔 남은 돈의 65%는 안정형 투자에,35%는 수익형 투자로 투자를 재조정하는 게 바람직하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