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야심작으로 내놓은 '한강 르네상스 프로젝트'의 실무 총괄 책임자인 이덕수 서울시 도시계획 국장(52)은 "프로젝트가 완료되면 한강이 다양한 배들로 붐빌 것"이라고 말했다. 서해안으로 화물을 실어나르는 배와 관광콜택시 수륙양용버스 유람선 등이 한강을 쉴새없이 오르내릴 것이란 얘기다. 그래서 "한강에 신호등을 설치해야 할 날이 올 것"이라며 웃었다.

이런 야심 찬 기획은 공무원 시민 전문가들이 두루 머리를 맞대 만들어졌다. 오 시장 취임 이후 100일 동안 아이디어를 모은 뒤 효과가 크면서 실현 가능한 것들을 추려냈다. 서울시 공무원들이 쏟아낸 아이디어만 2000건에 가깝다.

한강 르네상스 프로젝트에 담긴 여러 계획 중 오 시장이 각별한 관심을 쏟는 것은 노들섬 문화 콤플렉스(오페라하우스 전시관 컨벤션센터 호텔 등 예술ㆍ문화ㆍ관광 기능을 복합적으로 갖춘 건물)라고 한다. 한강이 국제적인 관광 명소가 되기 위해선 한강 고유의 특색을 살릴 수 있는 랜드마크(상징적 건물)가 있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한강 르네상스 프로젝트의 효과가 극대화되기 위한 전제 조건은 남북 관계가 개선돼 서해 항로가 열리거나 경인 운하가 건설되는 것. 한강에서 서해로 배를 타고 이동하는 것이 가능해져야 서울은 명실상부한 항구 도시로 거듭날 수 있다.

이번 프로젝트를 준비하면서 내부적으로 가장 논란이 많았던 것은 역시 교통과 홍수 문제였다. 피크 시간대에 시간당 8000대 이상의 자동차가 지나가는 잠수교를 폐쇄하거나 한강 5개 교량의 양쪽 가장자리 2개 차선을 보행자 전용 녹도(綠道)로 만들 때 교통 정체 가중은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청계천 복원으로 교통은 좀 불편해졌지만 복원이 주는 혜택이 훨씬 더 크지 않습니까. 한강 르네상스 프로젝트 역시 일부 지역의 교통체증 가중은 불가피하나 서울이 세계적인 관광 명소가 되기 위한 과정으로 이해하셔야 합니다."

한강 르네상스 프로젝트에서 홍수 대비책은 빠질 수 없는 항목이다. 매년 한두 차례는 꼭 한강 둔치가 물에 잠기기 때문이다. 이 국장의 해법은 수상 구조물을 모두 물에 뜨는 부상 식으로 설치한다는 것이다. 둔치 녹지화도 물살이 빠른 곳,느린 곳 등 특성에 맞춰 홍수에 잘 견디는 공법과 식물을 채택한다는 구상이다. 그래서 일주일을 계속 쳐다봐도 지겹지 않은 한강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