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1,250~1,280까지도 염두에 둬야

10일 유가증권시장이 북핵 리스크를 극복하고 사흘 만에 반등에 나섰다.

이날 오전 11시20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2.86포인트 오른 1,332.26을 나타내고 있다.

꾸준히 유입되고 있는 외국인투자자들의 저가 매수세가 매물을 흡수해주고 있는 데다 미국 뉴욕 증시를 비롯한 해외 증시의 강세와 대북 강경 제재 가능성 희박 등으로 투자심리가 호전됐다.

또 3.4분기 어닝시즌에 돌입, 북핵에 집중됐던 투자자들의 관심이 서서히 기업 실적으로 이동하고 있는 점도 시장에는 우호적이다.

◆ 당분간 변동성 확대..조정국면 = 증권업계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앞으로 주식시장의 방향성은 북한 핵실험에 대한 주변국들의 대응조치 내용과 제재 강도가 결정될 때까지 등락을 반복하는 조정국면이 예상된다며 이번 국면에선 코스피지수의 마지노선은 1,250~1,280선까지 봐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현 시점에서 북한에 대한 군사 제재 가능성 등 다양한 가능성이 공존, 이로 인한 불확실성이 증폭된 데다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된다면 코스피지수의 1,300선 지지가 위협받을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증시 급락을 초래할 수 있는 대북 군사 제재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골드만삭스는 "북한의 핵실험 요인이 투자자들의 위험 회피 성향을 부추기면서 단기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며 "주변국들이 어떤 형태의 제재를 내놓더라도 한반도의 지정학적 긴장 상태를 고조시켜 시장의 변동성은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양경식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주식시장이 당분간 국제 사회의 대응방안에 따라 등락을 거듭하는 조정국면에 접어들 것"이라며 "북한에 대한 무력 제재 가능성이 작단느 점을 전제할 경우 코스피지수는 1,250~1,280선에서 저점을 확인하고 이달 하순부터 회복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증권도 북한의 핵실험으로 촉발된 핵위기가 유엔의 제재결의를 통해 북한을 압박하는 현실적 시나리오하에서는 주식시장이 한 단계 더 밀리면서 1,250선이 지지선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시나리오는 실현되는 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며 시장은 가격조정 이후에도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는 L자형 주가패턴을 보일 것이라는 진단이다.

김학균 한국증권 연구원도 "지난 1970년대 이후 경제외적인 리스크로 코스피지수가 단기에 5% 이상 급락했던 5개 사례를 분석한 결과 경제외적 악재로 인한 단기 충격은 대략 10% 내외까지 확대될 수 있다"며 "이를 적용한 코스피지수의 단기 저점은 1,250선"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장외 악재 돌출 이후 중장기 주가 흐름은 대체로 급락 직전의 주가를 회복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단기 쇼크 이후 실제 상황의 전개 방향과 펀더멘털을 반영해 주가가 움직여 나갔다는 추론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교보증권은 특히 지난 2002년 이후 지금까지 10차례의 북한 문제로 인한 주가 추이를 점검해보면 2일 연속 하락한 적은 모두 4차례인 반면 1~2개월 뒤 오히려 주가가 상승한 경우는 모두 6차례로 나타났고 대부분 단기적인 영향력에 행사하는 데 그쳤다고 언급했다.

◆매수타이밍?, 관망?..투자전략은 = 이에 따라 일부 전문가들은 우선적으로 위험 관리에 집중하는 보수적인 전략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삼성증권은 "과거 경험은 이벤트 리스크로 주가가 폭락할 경우 눈 딱 감고 주식을 사면 먹는다는 것이며 우리는 이를 믿고 있지만 단기적 흐름상 기회보다는 위험을 먼저 인식해야 할 것"이라며 "아직까지는 위험관리에 무게를 둘 것"을 주문했다.

골드만삭스는 "임의 소비재 관련주에 대해서는 단기 대응을, 필수소비재이면서 방어적 성격이 강한 통신주에 대해서는 장기 대응전략이 유효하다"며 "환율 상승과 유가 하락 수혜주 및 D램 관련주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신용 우려 등을 감안해 은행주에 대해서는 부정적으로 접근하라"고 권고했다.

다만 일각에선 이번 북핵 악재가 일시적인 요인인 점을 감안해 사태 추이를 봐가며 저가 매수에 나서라고 조언했다.

이미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투자자들은 전날까지 이틀간 코스피지수가 4% 가량 조정을 받는 동안 주식을 대량으로 사들이는 등 최근 사흘 연속 순매수를 나타내고 있다.

교보증권은 "북한 핵실험 강행이 투자심리에 악영향을 미치는 요인이지만 시장 외적인 단발적인 변수여서 주식시장의 추세적인 흐름과는 무관하다"며 "궁극적으로는 매수의 기회를 제공해줄 것"이라고 언급했다.

교보증권은 "다만 북한 핵실험에 따른 추가 충격파 가능성이 있는 만큼 매수 타이밍을 이달 중순 이후로 늦추되 매수 예상 코스피지수는 1,280선 전후로 잡으라"며 "정보기술(IT), 조선, 금융 등 실적이 뒷받침되는 종목군 중심으로 매수 대상 종목을 압축시키라"고 조언했다.

현대증권도 "북한의 실험으로 인해 예상치 못한 후속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도 크다는 점을 고려해 분할 매수에 나서는 것이 적절하다"고 조언했다.

(서울연합뉴스) 윤선희 기자 indig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