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군 이래 최고 경사, 한국위상 높아질 것"
"소신있는 국제사회 조정자 역할 기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9일(현지 시각)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을 차기 유엔사무총장 단독 후보로 추천, 반 장관이 한국인 최초의 유엔 수장(首長)으로 사실상 확정되자 시민들과 누리꾼(네티즌)들은 `한국외교의 쾌거'로 받아들이며 일제히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특히 북한의 전격적인 핵실험으로 한반도 전체가 충격과 긴장속에 빠져있던 터에 날라온 낭보여서 시민들의 기쁨은 배가된 모습이었다.

이들은 북핵실험 강행으로 한반도와 동북아시아에 긴장이 매우 고조되고 있지만 한국인 첫 유엔 사무총장 탄생이 지역안정과 국제평화, 국익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면서 국제사회에서 소신 있는 조정자로서 업무를 수행해줄 것을 당부했다.

바른사회시민회의의 현진권 사무총장은 "한국 사람이 그런 중요한 자리에 앉았다는 것 자체가 단군 이래 최고의 경사"라며 "한국의 국력이 그만큼 강해졌다는 증거여서 뿌듯하다"고 반겼다.

현 사무총장은 "반 장관이 일 할 자리가 국제사회의 평화를 위한 자리인 만큼 한국인을 넘어 세계인으로서 역할을 제대로 수행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박완기 정책실장도 "한국의 외교적 역량 강화와 국제적 위상 제고 등 여러 면에서 환영할 만한 일"이라며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빈곤.평화.인권 등 국제사회에 산적한 문제에 대해 조정자 역할을 잘 해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 실장은 "반 장관이 조정자로서 직무 수행 능력을 검증받는다면 앞으로 한국 정부가 남북관계와 북미관계를 풀어가는 데도 도움이 크게 될 것"이라며 "한국을 대표해 직무를 수행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원칙을 지켜가며 업무에 임하기를 바란다"고 주문했다.

참여연대 박정은 평화군축팀장은 "반 장관이 전임 사무총장이 그랬던 것처럼 여러 현안에 대해 다른 강대국들과 차별되는 독립적인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한다"며 소신있는 업무 수행을 희망했다.

박 팀장은 "안팎에서 유엔의 역할 강화와 개혁의 목소리가 크다"며 "유엔 내 의사 결정의 무게가 안보리나 상임이사국에 쏠려 있는 만큼 다양한 회원국들이 자신들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구조를 만들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누리꾼과 일반인들도 환호와 함께 반 장관이 앞으로 `세계의 대통령'으로서 유엔을 잘 이끌어주기를 희망했다.

회사원 이형석(34)씨는 "당연히 기쁜 일이기는 하지만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며 "강대국의 힘에 휩쓸리지 않고 중심을 잡아나가며 국제사회의 조정자로서 인정을 받는 일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대학생 성경욱(26)씨도 "북한의 핵실험으로 앞으로 한국인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할 일이 더 많아지고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본다.

조정 능력이 탁월한 반 장관이 북핵 문제를 대화와 협상으로써 잘 풀어나가길 고대한다"고 말했다.

포털사이트 네이버의 뉴스게시판에 글을 올린 아이디(IDㆍ이용자신분) `yoontaikkoon'은 "경제 성장과 성공적인 민주화로 한국의 위상이 높아진 것이 반 장관의 사무총장 선출에 도움을 줬을 것"이라며 "한국이 세계 사회에서 인정받는 것을 반증하는 쾌거"라고 환영했다.

``nonfresh'는 "사무총장 선출은 반 장관 개인의 능력과 한국의 외교 노력이 이뤄낸 합작품"이라고 말했으며 `wjdhrl79'는 "이번 경사를 계기로 한국이 작지만 국제사회에서 제 목소리를 다하는 나라가 됐으면 좋겠다"고 기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병규 홍정규 기자 bk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