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부품 등 제조업과 물류ㆍ금융산업을 중심으로 성장가도를 달리던 싱가포르는 2001년 최대 위기를 맞았다.

중국과 인도의 급부상으로 GM,필립스,맥스터,내셔널세미컨덕터 등 다국적 기업이 하나둘씩 생산기지를 중국 등으로 옮기면서 1998년에 이어 2001년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로 곤두박질친 것이다.

이런 위기상황에서 싱가포르 정부가 선택한 것이 서비스 허브 전략이다.

이미 1990년대 말부터 미국 시카고대,와튼경영대학원,유럽의 인시아드(INSEAD) 등 명문대 분교를 유치하면서 2002년 5만명에 달한 외국인 유학생을 끌어들여 교육서비스 허브로서의 가능성을 본 싱가포르였다.

이에 싱가포르는 2003년 서비스업을 성장엔진으로 채택,2018년까지 동아시아의 서비스 허브가 되겠다는 '비전 2018'을 발표했다.

즉 중국과 인도를 리스크 요인으로 삼기보다는 기회로 활용해 싱가포르에서 R&D(연구개발) 교육 의료 등 고부가가치 사업을 중점 발전시키고,중국과 인도에 대한 서비스 수출의 전진기지로 탈바꿈하자는 것이다.

이후 싱가포르는 교육,의료뿐 아니라 생명공학과 엔터테인먼트 등 모든 서비스 측면에서 허브로 변신하려는 구상을 구체화하고 있다.

줄기세포 연구자 등 세계적 과학자들을 첨단 시설을 갖춘 국영 생물공학 연구단지 '바이오폴리스'로 불러들이고 있다.

또 엄격하기로 소문난 싱가포르지만 2005년 외자를 유치해 두 개의 대규모 카지노를 건설하고 있으며 '크레이지 호스'라는 카바레극장도 허가를 내줬다.

교육,의료 허브 전략은 이미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02년 5만명 수준이던 외국인 학생은 현재 7만명 수준으로 불어났으며 2015년엔 15만명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외국인 환자는 2000년 15만명에서 2005년에는 29만명으로 늘었다.

이에 힘입어 경제성장률은 2004년 8.7%까지 높아졌고 올 1분기만 해도 6.8%에 달했다.

특히 1분기 서비스업 총생산이 8.1%나 증가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