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종합상사들이 해외 자원 개발에 가속도를 내고 있다.

LG상사대우인터내셔널이 각각 카자흐스탄과 미얀마에서 새로운 광구를 확보한 데 이어 한동안 잠잠했던 삼성물산도 최근 북미 유전개발 사업에 나섰다.

현대종합상사는 최근 카자흐스탄 알마티 지사를 7년 만에 재개설하며 중앙아시아 유전 개발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최근 미국 멕시코만 및 동티모르 해상의 석유가스 탐사 개발권을 잇달아 확보했다.

멕시코만 해상 탐사사업의 경우 10% 지분을 확보,한국석유공사 및 호주 산토스와 함께 연내 탐사작업에 본격 착수할 계획이다.

이 지역은 수심이 얕은 데다 기존 생산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어 탐사에 성공하면 1년 내에 가스를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삼성물산은 기대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또 지난 8월 10%의 지분을 확보한 동티모르 해상 광구(JPDA 102광구) 탐사작업도 이른 시일 내에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이 사업에는 한국가스공사와 함께 세계적인 에너지 전문기업 페트로나스도 참여한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이번 공동 탐사를 통해 페트로나스 산토스 등 세계적인 에너지 기업과 협력 관계를 공고히 하게 된 데다 노하우까지 전수받게 됐다"며 "향후 해외 자원 개발 사업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현대상사는 1999년 철수했던 카자흐스탄 알마티 지사를 최근 다시 개설하며 중앙아시아 공략에 나섰다.

현대상사는 중앙아시아 3대 중점 사업으로 △자원 개발 △기계·플랜트 △정보통신을 꼽고 우선적으로 에너지·광물자원 개발 사업에 나서기로 했다.

현대상사 관계자는 "앞으로 중앙아시아와 아프리카 지역의 자원 개발 사업에 회사의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LG상사는 최근 '텃밭'인 카자흐스탄에서 새로운 유전을 확보했다.

ADA광구 및 제8광구에 이어 2억배럴의 원유가 매장됐을 것으로 추정되는 에끼즈카라(Egizkara)광구의 지분 50%마저 카자흐스탄 정부로부터 넘겨받은 것.LG상사는 카자흐스탄을 거점으로 중앙아시아의 다른 지역 및 중동 등지로 영역을 넓혀나간다는 전략이다.

대우인터내셔널 역시 최근 미얀마 가스전의 A-3 광구에서 '촉 세인'이란 이름의 새로운 유망 광구를 발견,내년 1월 시추에 들어갈 계획이다.

아울러 2010년부터 본격 생산될 미얀마 가스 매입 관련 우선협상대상자를 연내에 선정키로 했다.

미얀마 가스전 A-1 및 A-3 광구 사업권의 60% 지분을 갖고 있는 대우인터내셔널은 현재 인도 태국 중국 한국의 가스 관련 기업을 대상으로 가스 판매 협상을 벌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동안 조용했던 삼성물산과 현대상사가 해외 자원 개발 사업에 재시동을 걸면서 국내 종합상사들의 해외 자원 개발 사업이 '2라운드'로 접어드는 모습"이라며 "자원 개발이 종합상사의 새로운 사업모델로 자리를 굳힌 만큼 앞으로 상당 기간 종합상사들의 자원 개발 경쟁은 계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