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짜리 영창피아노엔 '영창' 이름이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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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부회장 출신으로 지난 6월 취임한 박병재 영창악기 대표가 현대자동차 시절 구사한 '에쿠스 전략'을 악기에 적용해 주목받고 있다.
에쿠스를 국내 대표 고급 세단으로 자리매김시켰던 전략을 악기업계에서 또 다시 펼치고 있는 것.
에쿠스 전략은 기업 브랜드보다 제품의 개별 브랜드를 강조하는 이른바 '브랜드 포커싱'의 하나.
박 대표가 부회장으로 재직할 무렵인 1999년 현대자동차는 에쿠스를 선보이면서 회사 브랜드 대신 제품 브랜드만을 앞세워 외제차보다 더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박 대표는 영창악기의 고급 악기 브랜드인 '알버트 웨버'에 이 전략을 도입했다.
알버트 웨버는 150년 역사를 지닌 유럽의 악기 브랜드로 영창악기가 1980년 독일 웨버가(家)로부터 브랜드를 인수했다.
그는 취임 직후 알버트 웨버가 고객의 주문을 받아 생산하는 1억원을 호가하는 최고급 피아노 제품이어서 영창이라는 이름으로는 제품 이미지를 살리는 데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아예 제품에서 영창이라는 이름을 떼고 알버트 웨버 브랜드만을 알려 판매토록 한 것.처음 알버트 웨버를 접한 소비자들은 유럽산 명품으로 여기는 경우가 많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알버트 웨버 피아노는 단순히 브랜드 포커싱만으로 고급 이미지를 강조하고 있지만은 않다.
이 제품 제작에는 알래스카산 가문비나무만 쓰인다.
알래스카산 나무는 천천히 튼실하게 자라기 때문에 열대지방 나무보다 가격이 5배나 비싸다.
박 대표는 알래스카산 가문비나무에서도 조직이 치밀한 나이테 북쪽 부위만을 알버트 웨버 제품 제작에 사용토록 하고 있다.
소재에서부터 '베스트 오브 베스트'라는 품질을 추구토록 한 것.
무엇보다 제작 중 불량이 날 경우 무조건 폐기처분토록 했다.
흠결이 발견된 제품을 페인트만 다시 칠하거나 부품만 바꿔 새로 내놓던 기존 관행에 과감하게 메스를 들이댔다. 당장은 손해를 볼 수 있어도 장기적으로는 소비자들로부터 신뢰라는 형태로 보상받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영창악기는 알버트 웨버의 우수성이 점차 소비자들에게 알려지고 있어 내년에는 매출이 20%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박 대표는 "자동차나 악기나 잘 만들어 잘 팔면 성공하는 것은 똑같다"며 "알버트 웨버를 세계 최고 수준의 브랜드로 키워 일본 야마하와 어깨를 나란이 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
에쿠스를 국내 대표 고급 세단으로 자리매김시켰던 전략을 악기업계에서 또 다시 펼치고 있는 것.
에쿠스 전략은 기업 브랜드보다 제품의 개별 브랜드를 강조하는 이른바 '브랜드 포커싱'의 하나.
박 대표가 부회장으로 재직할 무렵인 1999년 현대자동차는 에쿠스를 선보이면서 회사 브랜드 대신 제품 브랜드만을 앞세워 외제차보다 더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박 대표는 영창악기의 고급 악기 브랜드인 '알버트 웨버'에 이 전략을 도입했다.
알버트 웨버는 150년 역사를 지닌 유럽의 악기 브랜드로 영창악기가 1980년 독일 웨버가(家)로부터 브랜드를 인수했다.
그는 취임 직후 알버트 웨버가 고객의 주문을 받아 생산하는 1억원을 호가하는 최고급 피아노 제품이어서 영창이라는 이름으로는 제품 이미지를 살리는 데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아예 제품에서 영창이라는 이름을 떼고 알버트 웨버 브랜드만을 알려 판매토록 한 것.처음 알버트 웨버를 접한 소비자들은 유럽산 명품으로 여기는 경우가 많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알버트 웨버 피아노는 단순히 브랜드 포커싱만으로 고급 이미지를 강조하고 있지만은 않다.
이 제품 제작에는 알래스카산 가문비나무만 쓰인다.
알래스카산 나무는 천천히 튼실하게 자라기 때문에 열대지방 나무보다 가격이 5배나 비싸다.
박 대표는 알래스카산 가문비나무에서도 조직이 치밀한 나이테 북쪽 부위만을 알버트 웨버 제품 제작에 사용토록 하고 있다.
소재에서부터 '베스트 오브 베스트'라는 품질을 추구토록 한 것.
무엇보다 제작 중 불량이 날 경우 무조건 폐기처분토록 했다.
흠결이 발견된 제품을 페인트만 다시 칠하거나 부품만 바꿔 새로 내놓던 기존 관행에 과감하게 메스를 들이댔다. 당장은 손해를 볼 수 있어도 장기적으로는 소비자들로부터 신뢰라는 형태로 보상받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영창악기는 알버트 웨버의 우수성이 점차 소비자들에게 알려지고 있어 내년에는 매출이 20%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박 대표는 "자동차나 악기나 잘 만들어 잘 팔면 성공하는 것은 똑같다"며 "알버트 웨버를 세계 최고 수준의 브랜드로 키워 일본 야마하와 어깨를 나란이 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