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엔 환율이 6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100엔당 700원대 진입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원.엔 환율이 추가로 급락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엔.달러 환율 상승세를 감안해 연내 780원대 하락은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원.엔 6일째 하락..사실상 700원대 = 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엔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지난 주말보다 100엔당 1.70원 떨어진 800.9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6거래일간 12.30원 급락하며 지난 97년 11월 17일 800.20원 이후 8년10개월여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원.엔 환율의 하락세는 지난 주초 115엔대 하락을 시도하던 엔.달러 환율이 방향을 전환하며 118엔대로 상승한 데 반해 원.달러 환율은 940원선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 엔화 약세 지속..원.엔 하락 불가피 =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원.엔 환율이 이날 장초반 790원대에서 호가된 데다 엔화 약세 기조가 이어지고 있는 점을 감안해 700원대 진입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역외세력 등 달러 매수 주체가 원.달러 시장에서는 좀처럼 기를 펴지 못하고 있어 연내 780원선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일본 엔화는 아베 신임 총리의 성장 위주 정책에 따른 금리인상 전망 완화로 당분간 약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반해 원화는 위안화 절상 추세에 연계된 채 강세를 띨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특히 외국환평형기금에 대한 국정감사를 전후로 당국의 입지가 위축될 경우 원.엔 환율이 급격한 하락세를 띨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삼성선물 전승지 연구원은 "엔.달러가 연내 120엔대 위로 상승할 만한 재료를 찾기는 어려워 보여 원.엔 저점도 780원선에서 형성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800원대 지지선 구축 전망도 = 그러나 원화와 엔화가 완전히 탈동조화(디커플링)되기는 어려운 만큼 원.엔의 저점이 멀지 않았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원.엔 환율이 일시적으로 700원대로 떨어지더라도 자발적인 달러 매수세가 형성되며 원.엔 환율을 균형 수준으로 올려놓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경상수지 흑자 기조 둔화와 외환당국의 개입 가능성 등이 원화 강세를 제한할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SK증권 김재은 연구원은 "엔화는 일본의 2.4분기 경제성장률 부진과 엔화 강세를 반대하는 아베 총리의 등장 등으로 약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며 "원.엔 환율이 700원대로 떨어질 수 있으나 저가인식 매수세 유입으로 반등하며 연말쯤에는 820원선 정도로 회복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서울연합뉴스) 최현석 기자 harris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