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대선전이 불붙는 양상이다.

독일을 방문 중인 박근혜 전 대표가 30일(현지시간) 대선후보 경선출마를 선언한 데 이어 이명박 전 서울시장도 1일 경북 포항에서 경선참여를 공식화했다.

특히 두 사람은 '오픈프라이머리'도입문제 등을 놓고 날카롭게 대립하고 있어 논란이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당내 유력주자인 두 사람이 대선을 1년여 앞둔 가운데 대선행보를 본격화하고 나섬에 따라 대선전이 조기에 과열될 가능성이 높다.


"정권 재창출...잘 사는 나라 만들것"
민주당과 연대 등 가능성 열려있어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는 30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유럽 방문을 결산하는 기자간담회를 갖고 당 대선 후보 경선 참여,정계 개편,'오픈 프라이머리(완전개방형 국민경선제)' 등에 대해 적극적으로 의견을 제시했다.

지난 6월 대표 퇴임 이후 정치현안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보여줬던 것과는 확연히 달랐다.

그는 "경선에 참여하려 한다.

정권을 재창출해서 경쟁력 있는 나라,잘 사는 나라,선진국을 만들어 보겠다"며 포부를 나타냈다.

박 전 대표가 경선 출마에 대해 명확히 입장을 밝힌 것은 처음이다.

그는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연대에 대해 "모든 가능성은 열려 있다"며 "추진하는 정책이 맞으면 언제든지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 전 대표는 "그러나 (정계 개편을) 순전히 권력쟁취를 위한 수단으로만 한다면 그것은 야합"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우리는 정계 개편의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데,여당은 느끼는 모양"이라며 "오고 싶은 분들이 한나라당에 오지 않겠느냐,(정계개편은) 한나라당 중심으로 되지 않을까 싶다"고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100%국민이 참여하는 '오픈 프라이머리'에 대해 박 전 대표는 "원칙이 정해졌으면 개인의 유·불리에 따라 함부로 바꾸지 않아야 한다"며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박 전 대표가 '오픈 프라이머리'에 대해 부정적인 이유는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손학규 전 경기지사 등 경쟁자보다 당내 입지가 상대적으로 탄탄하기 때문이다.

프랑크푸르트=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


"경선 탈락땐 결과 수용 하겠다"
후보끼리 상처내는 일 없어야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1일 "(당내 대선후보) 경선에 참여해 다음 대선에서 한나라당이 승리하도록 할 것"이라며 대권도전 의지를 공식 천명했다.

추석 연휴를 앞두고 고향인 경북 포항을 방문 중인 이 전 시장은 이날 포항시내의 한 식당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박근혜 전 대표가 독일에서 경선출마를 공식 선언한 것과 관련,본인의 계획을 묻는 질문에 "그게 뭐 새삼스러운 일인가"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 전 시장은 과거에도 경선 출마를 여러 차례 시사한 바 있지만 이날 발언은 10여년 만의 고향 방문이 사실상 '대권 출정식'이 아니냐는 관측이 돌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특히 주목을 받았다.

이 전 시장은 이어 "한나라당 후보끼리 서로 상처내는 일은 절대 없어야 한다"면서 "우리끼리 상처를 내는 것은 상대를 유리하게 만드는 길이므로 당의 승리를 위해 서로를 보호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경선에서 탈락할 경우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말이 안 되는 질문이다.

어떤 후보든 경선에 참여한다면 당연하지 않느냐"며 결과를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경선방식과 관련해 최근 당내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오픈 프라이머리'제도에 대해서는 "당이 결정할 문제"라며 "다만 어떤 후보에게 유리하냐 불리하냐를 떠나서 당이 정권을 되찾아오는 것을 전제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누가 후보가 되느냐 보다는 당이 정권을 잡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그런 국민적인 열망을 이루려면 당이 여러 가지로 고민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김인식 기자 sskis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