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장기채를 중심으로 채권값이 연일 강세를 보이면서 장단기 금리차가 줄어들거나 역전현상이 발생함에 따라 주가에 어떤 영향을 줄지가 최대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이미 미국 채권시장에서 수익률 곡선(yield curve)이 역전된 지 오래됐다.

현재 연방기금 금리는 5.25%인데 반해 장기금리 대표격인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4.63%다.

우리도 3년만기 국채수익률이 콜금리 수준과 같은 4.5%대에 진입해 수익률 곡선이 평준화된 상태다.

기대가설(expectation hypothesis)에 따르면 장단기 금리차가 축소되거나 역전될 경우 경기침체와 이에 따른 주가 하락 가능성이 커진다.

장단기 금리차와 경기침체 확률 간의 상관관계를 분석해 보면 지난해 말까지 미국의 경기침체 가능성은 거의 없었으나 최근에는 60% 정도로 높아졌다.

우리도 50% 이상 높게 나온다.

중요한 것은 장단기 금리차가 얼마나 경기예측력이 높은 것인가 하는 점이다.

이 문제를 알아보기 위해 장단기 금리차가 축소되거나 역전되는 것이 금리정책에 대한 기대 때문인지 아니면 다른 요인에 의한 것인지를 구별해야 한다.

만약 금리정책에 대한 기대 때문이라면 경기침체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시각차가 있으나 최근에 장단기 금리차가 축소되거나 역전되는 것은 주로 채권수급상의 변화에 기인한다.

지난해에 비해서는 다소 줄어들고 있으나 아시아와 중동 산유국들의 대규모 경상수지흑자와 원유판매 대금으로 조성된 세계적인 과잉저축분이 미국 국채에 여전히 투자되고 있다.

반면 올 9월 말에 끝난 2006 회계연도의 재정적자는 2005 연도에 비해 절반 이하로 축소돼 국채 발행이 줄었고 이를 감안해 투자자들의 장기채 선호경향이 뚜렷하다.

이 때문에 미국 채권시장에는 만기가 긴 국채일수록 수요초과 현상이 나타나 수익률이 하락하고 있다.

채권수급 요인과 함께 미국 통화정책의 신뢰성이 제고되면서 기대 인플레이션율이 낮게 유지되고 채권투자의 위험요인이 하락하고 있는 것도 장기금리가 하향 안정되는 요인이다.

기대가설에 따르면 장기금리는 기대 인플레이션율과 위험요인의 합(合)이다.

이 밖에 장단기 금리차와 같은 금융지표는 자체적으로 갖고 있는 한계 때문에 경기를 예측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금융지표는 실물경제에 시차를 갖고 영향을 주는 데다 지표 자체의 변동성이 심하고 시차가 불규칙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최근 들어 장단기 금리차가 축소되거나 역전되는 것이 앞으로 미국 경기가 둔화되고 주가가 하락할 것이라고 해석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어 보인다.

오히려 컨퍼런스 보드 등은 경기선행지표를 작성할 때 낮은 장기금리가 기업의 투자를 촉진시킨다는 의미에서 경기회복과 주가 상승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파악하고 있어 주목된다.

장단기 금리차가 축소되는 현상은 우리나라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아직까지는 콜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보다는 국고채 발행물량이 크게 줄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요인이다.

내년에도 국고채 발행물량이 연간 16조원 정도 줄어들 것이라는 정책 당국의 예상을 감안하면 조만간 장단기 금리 간의 역전현상이 발생할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따라서 최근처럼 수익률 곡선이 역전되거나 평준화됐다고 해서 향후 주가를 비관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

오히려 정책 당국과 증시참여자들은 경기와 주가를 보다 정확히 예측하기 위해서는 장단기 금리차 이외의 새로운 지표를 개발해야 할 시점이 아닌가 생각한다.

논설·전문위원 sc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