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을 방문 중인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28일 앙겔라 메르켈 총리를 만났다.

각각 한나라당 부총재,기민당 당수 시절이던 2000년 처음 만난 후 6년 만의 재회였다.

두 사람이 여성으로 야당 대표를 지냈다는 공통점이 있는 데다 메르켈이 지난해 독일에서 첫 여성 총리가 됐고 박 전 대표는 한국의 첫 여성 대통령을 노리고 있다는 점 때문에 이날 면담은 주목을 받았다.

두 사람은 총리 집무실에서 가진 30분 동안의 면담에서 메르켈 총리가 추진하고 있는 경제 사회 분야의 '우파 개혁'과 안보 문제 등에 관해 얘기를 나눴다.

메르켈 총리는 지난해 취임 이후 친자유시장 관점에서 근로자 자유 해고,노조의 경영 참여 축소,법인세 인하,외국인 투자 유치 등을 강하게 밀어붙여 왔다.

박 전 대표는 "메르켈 총리께서 집권 이후 펼치고 있는 경제 등 여러 분야의 개혁 정책이 가시적 성과를 내고 있는 시점에서 다시 만나게 돼 뜻깊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이어 "여러 정책들은 제가 대표를 맡고 있을 때의 한나라당 노선과 방향이 같고,우리는 서로 생각하는 데 공통점이 많다는 것을 느꼈다"며 호의를 표시했다.

그러자 메르켈 총리도 "그렇다"고 화답했다.

박 전 대표는 "우리나라도 문제점이 많은데,총리가 추진하는 그런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전 대표가 이날 메르켈 총리의 우파 개혁정책에 큰 관심을 나타냄에 따라 내년 대선을 겨냥해 자신이 내놓을 공약과 어떻게 연결시킬지 주목된다.

박 전 대표는 또 "총리의 꿈이 시베리아 철도로 여행하는 것이라고 알고 있는데,그 철도를 타고 방한하기를 바란다.

시베리아 철도를 같이 만들어 보자"고 말하자 메르켈 총리는 "좋은 제안"이라고 답했다.

두 사람이 구면인 데다 첫 만남 이후 여러 차례 소식을 교환하며 교분을 유지해와 대화는 부드럽고 친숙한 분위기 속에서 이뤄졌다.

베를린＝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