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르스 바리외 주한 스웨덴 대사(60)는 요즘 그 어느 때보다 바쁜 일정을 보낸다.

하루에도 여러 건의 기고문을 작성하고 밀려드는 전화와 일정을 소화하느라 눈코 뜰 새 없다.

지난 18일 치러진 스웨덴 총선에서 보수연합이 사민당을 제치고 승리를 거둔 데 대한 국내의 관심이 쏠린 때문이다.

바리외 대사는 28일 "한국에서 스웨덴이란 나라가 이처럼 많이 거론되기는 처음"이라고 농담부터 꺼낸 뒤 "이번 스웨덴 총선에서 사민당이 패배한 것은 국민과 멀어진 결과"라고 설명했다.

전통적으로 노동자들의 지지를 받았던 사민당 당수는 스톡홀름 인근에 호화주택을 건축하는 등 스스로 국민으로부터 멀어져갔다.

반면 보수진영은 국민속으로 들어가 밀착 정책을 펼치며 어려움을 같이 고민했다.

이로 인해 강경하기로 유명한 전국노조(LO)에서도 조합원의 25%가량이 보수연합을 지지하는 결과를 낳았다.

"그들은 보수연합이 집권할 경우 노조의 철밥통에 구멍이 뚫릴 수도 있지만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며 "18%에 이르는 실질실업률과 후입선출식 해고에 의한 심각한 청년 실업문제 등 경제상황이 한계에 달했다는 위기의식이 그들을 돌려세운 것 같다"고 바리외 대사는 분석했다.

그는 1938년 대타협 이래 스웨덴 경제를 건강하게 만들어 온 노사 공생 원칙은 새 정권 아래서도 그대로 지켜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타협은 '내가 최선을 다하면 상대 역시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믿음을 심어줬다"면서 "이 믿음이 회사는 공정한 보수를 지급하고 노동자는 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주는 게 각자 위치에서 지켜야 할 규범인 것으로 자리잡게 했다"고 부연했다.

그는 또 스웨덴이 세계 최고의 복지국가를 만들 수 있었던 또 하나의 요인으로 노동윤리를 들었다.

"스웨덴 국민들 사이에는 일하지 않는 것을 부도덕하게까지 여기는 의식이 형성돼 있습니다.사용자에 대한 불만이 있어도 어지간해서는 파업을 하지 않는 것도 이 같은 이유 때문이죠."

장유택 기자 chang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