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적 제휴로 인수합병(M&A) 위협을 방어하라.'

한국과 일본의 철강회사들이 잇따라 전략적 제휴를 강화하고 있다.

동국제강이 25일 일본 JFE스틸과 상호 지분 투자를 늘리고 기술 교류를 확대키로 한 데 이어,포스코도 신일본제철과 상호 지분 확대 및 해외 공동 투자 등을 추진키로 하는 등 제휴를 강화하고 있다.

이는 지난 6월 세계 1위 철강사인 미탈스틸이 2위 업체인 아르셀로를 합병하는 등 전 세계 철강업계에 불어닥친 M&A 바람에 맞서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탈이 합병 후 '철강 공룡'으로 거듭나게 되면 점차 아시아 철강기업에 대해서도 M&A를 시도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돼 왔다.

JFE스틸과 동국제강은 1999년부터 상호협력 기본협정을 맺어왔고,JFE스틸은 동국제강의 지분 4.09%를 보유해 왔다.

하지만 이날 업무 제휴 확대를 통해 JFE는 약 2000억원을 투자,동국제강 지분율을 15%까지 끌어올리기로 했다.

동국제강은 JFE스틸의 지주회사인 JFE홀딩스의 지분 100억엔어치를 매입할 계획이다.

양사는 또 공동으로 '전략위원회'를 설치해 상호 사업전략 과제를 협의해 나갈 방침이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JFE스틸이 동국제강 지분 15%를 확보하게 되면 동국제강의 손익은 지분법평가손익 형태로 JFE스틸 손익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향후 양사의 관계는 더욱 밀접해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포스코도 2000년부터 지분 교차 보유 등을 통해 제휴 관계를 맺고 있는 일본 신일본제철과 현재 제휴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구체적으로 △현재 신일본제철이 포스코 주식 3.3%,포스코가 신일본제철 지분 2.17%를 갖고 있는 상호 지분구조를 1~2%포인트 확대하거나 △설비 보수 시 슬래브를 상호 교환해 철강재 생산량을 유지하고 △해외 광산 개발에 공동 투자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포스코측은 "양사의 시너지를 높이기 위해 재무 원료 마케팅 부문에서 전략적 제휴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나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세계적인 철강업계 M&A 바람 속에서 한국과 일본 철강회사는 우선 가장 손쉬운 방법인 업무 제휴에 나서면서 M&A 방어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며 "양국 업체들은 이후에도 몸집 불리기,효율 경영 제고를 통한 주가 올리기 등에 나서면서 적대적 M&A에 방어하는 전략을 취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