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골프투어 가운데 최고기량을 지닌 선수들이 모인다는 일본골프투어(JGTO).지난 21일 근래 보기 드문 해프닝이 벌어졌다.

프로 10년차의 '중견' 선수가 파3홀에서 무려 19타(16오버파)를 친 것.이 타수는 JGTO 사상 단일홀 최다타수라고 한다.

일본은 물론 세계골프계에서 화제가 된 선수는 다테야마 미쓰히로(38).

일본에서 활약 중인 김종덕 프로의 말에 따르면 '좀 엉뚱한 데가 있는 선수'다.

그의 형은 야마구치현에서 내로라하는 '어깨'로 알려졌다.

다테야마는 이바라키현 이시오카GC(파71)에서 열린 JGTO 에이컴인터내셔널(총상금 1억2000만엔) 1라운드 8번홀(파3·225야드)에서 19타 만에 홀아웃했다.

잭 니클로스가 설계한 이 코스의 8번홀은 양 옆이 영국의 링크스 코스처럼 갈대숲으로 돼 있는 홀.

다테야마의 티샷이 오른쪽 숲으로 들어갔다.

숲속에서 세컨드샷한 볼은 그린을 넘어 또다시 갈대와 관목이 빽빽한 러프에 빠졌다.

그곳에서 다테야마의 '수난'은 시작됐다.

숲 밖으로 나오기까지 14차례의 스윙을 한 것.

"아무 생각이 없었다. 타수 세는 것도 잊었는데,맞든 안 맞든 빨리 나가고 싶었다"는 것이 그의 말.

결국 17번째 샷을 그린에 올린 뒤 2퍼트로 마무리했다.

그는 "기자들이 1라운드 선두인 오사나이 마모보다 나한테 더 몰렸다"며 "세계기록이 아닐까 한다"고 말했다.

JGTO에서 한 홀 최다 스코어는 스즈키 노리오의 42타로 전해진다.

그러나 이는 전반 나인 스코어를 특정홀 스코어로 잘못 적어 제출한 것이다.

실제 한 홀 최다 스코어는 15타다.

다테야마는 그 '기록'을 4타나 갈아치운 셈이다.

다테야마는 그러고도 그날 84타(53·31)를 기록했다.

후반에는 버디만 4개 잡으면서 선전했다.

그래서 꼴찌도 면했다.

둘째날에는 67타를 쳐 2라운드 합계 9오버파 151타로 커트탈락했지만,그보다 뒤에 있는 선수도 6명이나 됐다.

한편 한 홀 세계 최다타수는 미국의 여성골퍼가 기록한 166타이며,메이저대회 한 홀 최다타수는 1860년 브리티시오픈에서 윌리엄 스틸이 기록한 21타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