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 자본주의' 도래와 함께 기업 '경영참여'를 지향하는 펀드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투자 기업의 저생산성 분야를 개선,기업 가치를 높여 더 많은 수익을 내겠다는 게 이들 펀드의 목적이다.

하지만 펀드의 과도한 경영간섭과 시장교란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사모투자펀드(PEF)를 통해 샘표식품의 2대주주로 부상한 우리투자증권은 이사 및 감사의 선임과 해임,정관 변경,배당,영업 양수·도,자산 처분 등에 영향력을 행사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우리투자증권은 샘표식품에 이사 1명을 파견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지배구조개선펀드도 시장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장하성펀드(한국기업지배구조개선펀드)는 이미 대한화섬 및 태광산업 경영진과 갈등을 빚고 있는 상태다.

여기에 사회책임투자(SRI)펀드도 잇달아 결성되는 추세다.

지난해 11월 설정된 SH자산운용의 SRI펀드는 수탁액이 1000억원을 넘어섰다.

국민연금도 최근 1500억원 규모의 SRI펀드를 운용할 위탁회사를 선정했다.

펀드들의 이 같은 기업 경영 참여 바람은 경영 투명성과 저수익 사업 구조조정 등의 경영 효율성을 높인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자칫 과도한 경영 간섭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상장사 관계자는 "펀드의 경영 참여가 지나칠 경우 경영진이 자사주 매입이나 고배당,자산 매각 등 기업의 장기 성장잠재력을 훼손시키는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커진다"고 밝혔다.

삼성경제연구소는 "날로 확산되는 펀드의 힘에 대응하기 위해 기업에 다양한 경영권 방어 수단을 허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현철 기자 hc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