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부자 소릴 들으려면 최소한 10억달러(약 9440억원) 이상의 자산을 지니고 있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포브스는 21일 미국 400대 부자 명단과 순위를 발표하면서 이들이 모두 억만장자인 것은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이들 400명의 재산 총계도 기록적인 1조2500억달러에 달해 지난해보다 10%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 미국 최고의 부자는 역시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회장.530억달러로 13년째 부동의 1위를 유지하고 있다.

투자가 워런 버핏도 460억달러로 2000년을 제외하고 1994년 이래 2위 자리를 고수했다.

올해 부자로 뽑힌 사람들 중 눈에 띄는 사람은 지난해 15위에서 3위로 급상승한 카지노·호텔 재벌 셸든 애덜슨이다.

그의 재산은 205억달러로 집계됐다.

라스베이거스 샌즈 카지노를 소유한 그는 2년 전 마카오에 카지노를 세워 대박을 터뜨렸다.

포브스는 그가 이곳에서 시간당 평균 100만달러를 벌어들인 것으로 전해졌다고 보도했다.

게이츠와 마이크로소프트를 공동 창업한 후 떨어져 나와 투자 비즈니스를 하고 있는 폴 앨런은 160억달러로 5위에 랭크됐다.

마이크로소프트 최고경영자(CEO)를 맡고 있는 스티브 발머도 136억달러로 15위에 올랐다.

델 컴퓨터 창업자인 마이클 델은 155억달러로 공동 9위에 올랐다.

400대 부자 가운데 40세 미만이 8명이나 포함됐다.

구글 공동 창업자로 올해 34세인 세르게이 브린(141억달러)과 래리 페이지(140억달러)가 각각 12위와 13위에 올랐다.

또 다른 '젊은 부자' 군에는 하얏트 체인을 소유하고 있는 프리츠커 가문의 아들 8명이 각각 20억달러로 공동 160위에 올랐다.

'건축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프리츠커상을 만들기도 한 이 가문은 그러나 20대 초반의 자매가 아버지를 상대로 재산분할 소송을 제기하는 등 '콩가루 집안'이란 불명예도 안고 있다.

KT&G 경영권에 한때 간섭했던 투자자 칼 아이칸은 97억달러로 24위를 기록했다.

'미디어 황제'로 군림해온 루퍼드 머독은 77억달러로 32위에 올랐으며 CNN을 창업한 뒤 밀려나 자선 사업에 주력해온 테드 터너도 19억달러(189위)로 억만장자의 명맥을 유지했다.

미국 TV대담 프로의 '여왕' 오프라 윈프리는 15억달러로 242위에 랭크됐다.

부동산 재벌인 도널드 트럼프의 경우 29억달러로 94위에 올랐다.

정치인으로는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시장이 53억달러로 44위에 올랐다.

한때 IT쪽 부를 거머쥐었던 야후 창업자 제리 양은 22억달러로 140위에 그쳐 구글의 급부상으로 IT분야 판도 변화를 실감케 했다.

이들 부자의 거주지는 캘리포니아주가 90명으로 가장 많고 다음으로 뉴욕 맨해튼이 44명인 것으로 분석됐다.

최규술 기자 kyus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