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경자의 와인이야기] 스코어 시스템‥점수매겨 이해 쉽지만 '다양한 맛' 표현 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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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을 고르는 일은 분명 어려운 작업이다.
접해 봤던 와인이라도 쉽지 않은데 처음 보는 와인이라면 말할 것도 없다.
전 세계에서 시판되는 와인은 수만 가지.이들의 맛과 향을 일일이 알아내 자신의 취향에 맞는 것을 찾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런 고민 거리를 해결해 주는 것이 바로 전문가들의 평가다.
소비자들은 전문가나 와인 잡지 등을 통해서 다양한 와인들을 간접적으로 맛보고 선택한다.
와인계에서 큰 영향력을 확보하고 있는 전문가들은 크게 둘로 나뉜다.
하나는 '로버트 파커'와 '와인 스펙테이터'처럼 미국을 기반으로 하는 평가자이고 다른 하나는 '젠시스 로빈스'와 '마스터 오브 와인'처럼 영국을 기반으로 하는 평가자다.
이 둘은 평가 방식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미국은 소비자들이 와인을 쉽게 평가할 수 있도록 스코어 시스템(score system)을 도입한 데 반해 영국은 와인의 맛을 구체적으로 표현하는 데 주안점을 둔다.
로버트 파커와 와인 스펙테이터 등 미국 기반 평가자들이 와인 애호가의 눈길을 특히나 더 사로잡는데 그 이유가 바로 스코어 시스템이다.
스코어 시스템은 말 그대로 와인의 맛을 점수로 표시한 것이다.
100점을 만점으로 해서 점수가 높을수록 좋은 와인이다.
와인의 품질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으니 소비자 입장에서는 매우 편리하다.
일반적인 와인 테이스팅 노트는 다음 문장과 같이 표현된다.
'우아하면서도 감미롭고 벨벳 같은 감촉으로 실크 타닌과 낮은 산도로 밸런스를 이루며 섹시한 와인이다.' 이처럼 다양한 형용사와 문학적인 언어를 사용해 설명하면 맛과 품질에 대한 전달이 명쾌하지 않을 수 있다.
와인 평가자의 너무나 주관적인 해설들은 소비자의 공감대를 얻지 못한다.
하지만 점수로 환산하면 다르다.
83점짜리 와인보다 95점짜리 와인의 품질이 더 뛰어날 거라는 것이 자명하다.
스코어 시스템은 와인 판매상에게도 인기다.
'로버트 파커가 몇 점을 주었다''와인 스펙테이터에서 몇 점을 받은 와인이다'와 같은 문구는 소비자의 구매 심리를 보다 쉽게 자극할 수 있다.
물론 스코어 시스템에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전적으로 매달리기에는 아쉬움이 남는다.
스코어 시스템은 어린 아이에게 사탕 맛을 알려주는 것처럼 이해가 빠른 방법이지만 와인의 복합적인 맛을 숫자 두세 개로 표현해야 한다는 점에서 한계가 뚜렷하다.
95점이 무슨 맛이냐고 묻는다면 대답하기가 난감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95점에 대한 와인의 맛이 정의 내려져 있는지 먼저 따져 봐야 한다.
점수와 더불어 말로도 표현된다면 소비자의 이해도가 더 높아질 것 같다.
95점짜리 와인은 맛에 밸런스가 있다든가 80점짜리 와인은 마시기에 부담 없다든가 하는 구체적인 설명으로 그 점수가 의미하는 바를 명확히하는 것이다.
소비자도 점수에 전적으로 의존하기보다는 점수가 의미하는 바를 되새기는 선에서 와인을 즐겼으면 좋겠다.
< 그랜드 인터컨티넨탈호텔 소믈리에 >
접해 봤던 와인이라도 쉽지 않은데 처음 보는 와인이라면 말할 것도 없다.
전 세계에서 시판되는 와인은 수만 가지.이들의 맛과 향을 일일이 알아내 자신의 취향에 맞는 것을 찾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런 고민 거리를 해결해 주는 것이 바로 전문가들의 평가다.
소비자들은 전문가나 와인 잡지 등을 통해서 다양한 와인들을 간접적으로 맛보고 선택한다.
와인계에서 큰 영향력을 확보하고 있는 전문가들은 크게 둘로 나뉜다.
하나는 '로버트 파커'와 '와인 스펙테이터'처럼 미국을 기반으로 하는 평가자이고 다른 하나는 '젠시스 로빈스'와 '마스터 오브 와인'처럼 영국을 기반으로 하는 평가자다.
이 둘은 평가 방식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미국은 소비자들이 와인을 쉽게 평가할 수 있도록 스코어 시스템(score system)을 도입한 데 반해 영국은 와인의 맛을 구체적으로 표현하는 데 주안점을 둔다.
로버트 파커와 와인 스펙테이터 등 미국 기반 평가자들이 와인 애호가의 눈길을 특히나 더 사로잡는데 그 이유가 바로 스코어 시스템이다.
스코어 시스템은 말 그대로 와인의 맛을 점수로 표시한 것이다.
100점을 만점으로 해서 점수가 높을수록 좋은 와인이다.
와인의 품질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으니 소비자 입장에서는 매우 편리하다.
일반적인 와인 테이스팅 노트는 다음 문장과 같이 표현된다.
'우아하면서도 감미롭고 벨벳 같은 감촉으로 실크 타닌과 낮은 산도로 밸런스를 이루며 섹시한 와인이다.' 이처럼 다양한 형용사와 문학적인 언어를 사용해 설명하면 맛과 품질에 대한 전달이 명쾌하지 않을 수 있다.
와인 평가자의 너무나 주관적인 해설들은 소비자의 공감대를 얻지 못한다.
하지만 점수로 환산하면 다르다.
83점짜리 와인보다 95점짜리 와인의 품질이 더 뛰어날 거라는 것이 자명하다.
스코어 시스템은 와인 판매상에게도 인기다.
'로버트 파커가 몇 점을 주었다''와인 스펙테이터에서 몇 점을 받은 와인이다'와 같은 문구는 소비자의 구매 심리를 보다 쉽게 자극할 수 있다.
물론 스코어 시스템에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전적으로 매달리기에는 아쉬움이 남는다.
스코어 시스템은 어린 아이에게 사탕 맛을 알려주는 것처럼 이해가 빠른 방법이지만 와인의 복합적인 맛을 숫자 두세 개로 표현해야 한다는 점에서 한계가 뚜렷하다.
95점이 무슨 맛이냐고 묻는다면 대답하기가 난감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95점에 대한 와인의 맛이 정의 내려져 있는지 먼저 따져 봐야 한다.
점수와 더불어 말로도 표현된다면 소비자의 이해도가 더 높아질 것 같다.
95점짜리 와인은 맛에 밸런스가 있다든가 80점짜리 와인은 마시기에 부담 없다든가 하는 구체적인 설명으로 그 점수가 의미하는 바를 명확히하는 것이다.
소비자도 점수에 전적으로 의존하기보다는 점수가 의미하는 바를 되새기는 선에서 와인을 즐겼으면 좋겠다.
< 그랜드 인터컨티넨탈호텔 소믈리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