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 정부로부터 중금속 검출 판정을 받은 한국P&G의 '에스케이투(SK-Ⅱ)' 화장품이 국내에서도 소비자 환불 요구가 확산,주요백화점 판매 중단 결정 등으로 퇴출 위기에 몰렸다.

지난 19일 중국 정부가 SK-Ⅱ 화장품에 유해 중금속 성분이 들어있다고 발표한 내용이 국내에도 전해지면서 이날 하루에만 백화점 매장마다 20~30여건씩 환불 요구가 밀려들었다.

이에 따라 당일 현대백화점을 시작으로 20일 신세계,롯데,갤러리아 등 국내 주요 대형백화점들이 해당 제품에 대해 판매중단 또는 보류 조치를 내렸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식약청 검사 결과를 앞두고 있기는 하지만,혹시라도 있을지 모를 고객 사고를 막기 위해 이번에 의문이 제기된 상품에 대해 판매를 잠정 보류키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요 백화점에 이어 인터넷몰에서도 관련 제품에 대한 환불 사태가 이어지고 있어 인터파크 등 주요 인터넷쇼핑몰은 판매중지를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P&G가 일본에서 전량 생산해 한국과 중국 등에 수출하는 SK-Ⅱ는 국내 백화점에서 가장 잘 팔리는 고급 화장품의 하나다. 기초 화장품인 스킨이 7만~8만원 선이고,기능성 화장품은 10만원을 넘는 제품도 많다. 미백과 주름개선 등에 효과가 탁월하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30~40대 여성들에게 인기를 끌어 올 상반기에 약 39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SK-Ⅱ는 거액의 모델료를 내고 김희애 장진영 등 톱스타를 광고 모델로 기용해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쌓아왔지만 이번 파문으로 한 순간에 '중금속 화장품'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게 됐다.

이에 대해 한국P&G는 "생산 과정에서 일체의 중금속 성분을 쓰지 않았고,발견됐다는 크롬과 네오디뮴도 자연상태의 공기와 물에 들어 있는 정도의 함량이라 인체에 아무런 해가 없다"며 적극 해명하고 나섰지만 확산되는 소비자의 불신을 해소하지는 못하고 있다.

차기현 기자 kh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