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한 중소 피혁업체가 연어껍질을 다양한 색상의 첨단 패션가죽소재로 개발해 대규모 수출 계약을 따냈다.

경기도 포천에 있는 가죽가공전문업체인 전심(대표 이진섭)은 최근 연어가공제품업체인 독일 라슁어그룹에 1600만유로(약 193억원) 규모의 천연색 연어가죽소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19일 밝혔다.

이번 계약은 전심이 8년여의 연구 끝에 지난해 초 개발한 '가죽의 천연색 염색디자인날염기술'에 힘입어 이뤄진 것. 이는 특히 그동안 국내에서 사양 산업으로 취급되는 염색·피혁부문도 신기술 개발을 통해 첨단 소재산업·수출산업으로 거듭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 사례로 관련업계는 평가하고 있다.

전심의 기술은 단색이나 단순한 무늬로 염색되는 가죽에 고온의 날염처리를 통해 다양한 색상과 무늬를 입히는 열처리 날염제조 방법이다.

전심은 이 기술로 '2006년 상반기 대한민국 특허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라슁어그룹은 지난해 국제가죽소재박람회인 '리네아펠레'에서 전심이 출품한 천연색 무늬 가죽제품을 눈여겨 보고 연어가죽에도 이 기술을 적용해 제품화해 줄 것을 회사측에 요구했다.

전심은 연어껍질을 화학처리해 가죽강도를 높인 후 천연색 날염기술로 다양한 색상과 무늬를 입힌 시제품을 지난달 초 개발해 공급계약을 맺게 됐다.

이진섭 대표는 "이번에 개발한 연어가죽 소재는 소가죽 이상으로 질기면서 여러 가지 색상과 무늬를 동시에 표현할 수 있어 라슁어그룹으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다"며 "라슁어그룹은 이 소재로 다양한 패션잡화 제품을 만들어 판매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제품 수출은 라슁어그룹으로부터 원자재인 연어가죽을 받아 전심 포천 공장에서 패션소재로 가공한 뒤 공급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전심은 2피스(연어 1마리당 2피스)당 1유로의 가공비를 받기로 했다.

라슁어그룹은 원자재 공급 이외에 300만유로를 포천 공장 생산설비에 투자키로 했다.

이 대표는 "소재 공급 이외에 올해 안으로 이탈리아에 연어가죽으로 패션잡화를 만드는 합작법인을 설립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며 "앞으로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유럽처럼 가죽산업이 사양산업이 아니라 새로운 패션소재산업이라는 것을 다시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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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