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간에 걸친 노조의 파업 등으로 경영난을 겪고 있는 쌍용자동차가 투자자금 조달과 관련,대주주인 중국 상하이자동차에서 직접 나설 수도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쌍용차의 공동 대표이사인 최형탁 사장과 필립 머터우 대표이사는 18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머터우 대표이사의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언급했다.

머터우 대표이사는 이 자리에서 "신규 투자에 필요한 자금 조달이 여의치 않을 경우 상하이차가 직접 투자에 나서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최 사장도 "자금 상황이나 경기 상황이 나빠질 경우 상하이차가 대주주로서 역할과 책임을 분명히 할 것"이라며 이를 뒷받침했다.

쌍용차는 지난달 맺은 임금 및 단체협상에서 올해부터 2009년까지 매년 신차 개발에 3000억원씩을 투자하기로 노조와 합의했다.

그러나 머터우 대표이사는 "쌍용차의 투자는 쌍용차 경영진이 계획하고 집행할 일"이라고 밝혀 쌍용차가 최악의 상황에 이르렀을 경우에만 상하이차의 직접 투자를 검토할 것임을 시사했다.

머터우 대표이사는 쌍용차의 생산 기반이 중국으로 옮겨가거나 상하이차가 쌍용차를 되팔 가능성을 부인했다.

머터우 대표이사는 "한국에서 쌍용차 재매각설이 돈다는 얘기를 했더니 모든 임원들이 의아한 반응을 보였다"며 "상하이차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쌍용차를 인수했다"고 설명했다.

최 사장은 "신차 개발 프로그램이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다"며 "최고급 승용차인 체어맨의 풀체인지 모델을 곧 내놓겠다"고 말했다.

이날 최 사장은 체어맨의 풀체인지 모델 외에도 럭셔리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와 소형 SUV 등 모두 3가지의 신차를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최 사장은 회사의 경영상태와 관련,"하반기 경기를 더욱 어둡게 보고 있다"며 "장기간의 노조 파업과 내수 침체 등으로 인해 올해 영업실적은 작년 수준을 밑돌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최 사장은 이어 "앞으로 경영 위기가 올 수도 있지만 종업원의 고용 유지를 최우선에 둘 것을 약속한다"고 덧붙였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