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국내 자전거 산업의 메카였던 대구가 모터사이클 산업 육성에 발벗고 나섰다.

국내 모터사이클 부품의 40%가량이 대구와 인근 지역에서 생산되고 있고 지금은 자동차 부품업체로 변신한 옛 자전거 관련업체들도 건재해 모터사이클 산업을 키울 수 있는 기반이 탄탄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대구시가 국내 지방자치단체 중에서는 유일하게 모터사이클쇼를 열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구시는 최근 엑스코(EXCO)대구에서 열린 제2회 대한민국 국제모터사이클쇼(KIMOS)가 성황리에 막을 내리는 등 국내외적으로 큰 관심을 끌자 관련 산업의 여건도 나쁘지 않다고 판단,대구지역의 새로운 주력 산업으로 키우기로 했다.

김상훈 대구시 경제산업국장은 "대구에서 유일하게 모터사이클쇼가 열리는 것은 물론 국내 모터사이클 부품의 40% 이상을 대구와 인근지역에서 납품할 정도로 산업기반을 갖추고 있다"며 모터사이클 부품산업 육성 배경을 밝혔다.

실제 대구에만 20여개의 모터사이클 관련 업체가 포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모터사이클용 트랜스미션 등을 생산하는 대풍은 미국의 할리데이비슨 등 유명업체에 고급 주문제작 부품을 납품하고 있다.

서영테크 부영산업 등도 최근 유행하는 전동스쿠터용 모터와 램프 등을 생산하고 있다.

임경호 대구상의 조사부장은 "대구의 주력산업 중 하나인 자동차 농기계 부품 산업 등은 즉시 모터사이클 부품 생산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모터사이클 완성차 업체 유치를 위한 최적의 조건도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구시는 모터사이클 산업 육성을 위해 상시 개장이 가능한 모터사이클 경기장 설립을 우선 추진하기로 했다.

모터사이클 경기장은 KIMOS 참가업체들의 적극적인 건의에 따른 것으로 부지와 재정 상황을 감안,현재 3만~4만평 규모로 추진 중인 자동차 주행시험장과 함께 건립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대구시는 이 시설에 대한 연구용역을 대구경북과학기술연구원에 의뢰해 내년 초까지 세부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모터사이클 경기장이 생길 경우 매 경기마다 1300여명의 동호인이 모이고 호텔 객실 920개에 해당하는 숙박수요를 창출할 수 있는 것은 물론 국내외 대형 모터사이클 업체를 유치할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대구지역은 자전거 생산의 메카로 1980년대 후반까지만 해도 전국 생산의 80% 이상을 차지했다.

삼천리 선경 삼광호 등 당시 국내 자전거 메이커들이 모두 대구에 현지공장을 가지고 있었으며 대형 자동차부품업체로 성장한 SL 경창산업 오대산업 등도 자전거 부품업체로 출발했다.

대구=신경원 기자 shi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