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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재여록] 전관예우 藥인가 毒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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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무법인 태평양이 한때 유력한 차기 헌법재판소장 후보였던 이강국 전 대법관을 영입했다고 18일 발표했다.

    이미 퇴임한 윤영철 전 헌재소장도 변호사 개업 의지를 나타내는 등 헌법기관 최고위직에 머물던 인사들의 로펌행이 줄을 잇고 있다.

    하지만 검찰과 법원 고위간부 출신이 변호사 개업을 하는데 대한 여론의 시선은 그다지 호의적인 것 같지는 않다.

    이른바 전관예우 논란에는 이들 고위간부 출신의 행보가 핵심적으로 자리잡고 있어서다.

    실제 최근 법조비리 근절을 강조하고 있는 이용훈 대법원장조차 2000년 9월 대법관에서 물러나 대법원장으로 임용되기 전 5년간 변호사로 활약하기도 했다.

    판·검사 출신 변호사들의 승소율은 '비(非)전관' 변호사들보다 높은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선임계를 내지 않고 후배 법관에게 전화를 걸거나 후배 검사에게 선처를 부탁하면 통한다는 것은 법조계에서는 일반화된 인식이다.

    때문에 전관예우는 사법부에 대한 국민불신을 초래하는 독(毒)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서울중앙지법의 한 중견 판사는 "사법부 고위직 출신이 줄줄이 변호사 개업을 하니까 일반 판·검사 출신들도 아무런 문제의식을 느끼지 못하고 전관예우를 즐기려 한다"며 "전직 고위간부들이 사회봉사에 앞장서는 사회풍토가 아쉽다"고 지적했다.

    물론 고위인사들의 변호사 개업이 바람직하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인격적으로 훌륭하고 업무적으로 탁월하며 공직을 통해 이미 검증된 인사들이 더 나은 법률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고법 판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전관 출신은 개업한 지 오래된 변호사들에 비해 생생한 현장감을 갖추고 있고 탁월한 감각을 보여줄 수 있다"고 말했다.

    전관예우 논란에서 벗어나기 위해 퇴임한 지역에서는 2년 동안 변호사로 개업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안이 제출된 상태다.

    그러나 변호사 출신이 대부분인 국회 법사위조차 아직 통과하지 못하는 등 제도화 시기를 가늠키 어렵다.

    약인지 독인지 구분하기 어렵지만 전관예우 논란이 조만간 쉽게 결론날 것 같지는 않다.

    정태웅 사회부 기자 redae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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