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촌.택지개발지구에 집중..지역별 양극화 현상 뚜렷

시중은행간 점포 늘리기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강남권과 고급주상복합단지 등 부자동네를 비롯해 택지개발지구, 재개발.재건축 지역 등 미개척지를 찾아 앞다퉈 점포 개설에 나서고 있는 것.
`돈이 되는 곳'을 좇다 보니까 지역별 점포수의 양극화 현상도 한층 뚜렷해지는 양상이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들어 국민.신한.우리.하나 등 주요 4대 시중은행은 전국적으로 174개 점포를 새로 열었다.

우리은행이 85개를 신설, 가장 많았고 신한 49개, 하나 22개, 국민 18개 순이었다.

이들 은행은 하반기에도 점포를 계속 늘릴 계획이어서 신규 점포수는 200개를 훌쩍 넘을 전망이다.

은행들의 타깃이 된 곳은 강남 등 부촌이다.

신한은행은 올 들어 강남권에서만 7개를 늘렸고, 조만간 압구정동 로데오지점도 신설할 예정이다.

우리은행도 강남권에서 10여개를 추가했다.

현재 강남.서초.송파 등 강남 3개구에는 국민 110개를 비롯해 신한 138개, 우리 115개, 하나 97개 등 총 460개 점포가 촘촘히 배치돼 있다.

4대 은행의 서울지역 전체 점포 수 1천637개 가운데 4분의 1 이상이 강남에 집중된 셈이다.

금천.노원.도봉구 등 강북 3개구에 위치한 점포 수가 국민 30개, 신한 27개, 우리 28개, 하나 22개 등 총 107개인 것에 비하면 4배나 많은 숫자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강남의 아파트 값이 강북보다 훨씬 비싸기 때문에 주택담보대출을 강북에서 10건 하는 것보다 강남에서 1건 하는 게 낫다"고 말한다.

또 강남에 점포가 이미 많이 있지만 추가로 개설하더라도 새롭게 수익이 발생한다는 설명이다.

물론 지점간 `피말리는' 영업전쟁이 불가피하다는 전제가 따라붙는다.

실제로 신한은행의 상반기 영업실적 상위 10위권 점포에는 강남 도곡동지점 등이 포함돼 있다.

하나은행의 경우 지난해 8월 뒤늦게 문을 연 분당 정자중앙지점이 상반기 영업 목표 대비 달성률 1위를 차지했다.

정자동은 파크뷰, 아이파크 등 고급 아파트가 들어선 분당의 대표적인 부촌으로, 이 지점은 의사 등 전문직 고객들을 집중 공략해 성과를 거뒀다.

신규 주상복합단지나 택지개발지구도 은행들의 주요 공략 지역이다.

신한은행은 최근 건국대 인근에 조성 중인 스타시티내 지점 개설 작업에 들어갔다.

스타시티는 실버타운과 백화점 등이 들어서는 고급 주상복합단지다.

스타 PB로 명성을 날린 서춘수 PB지원팀장을 지점장으로 전격 배치한 것은 강북 부자들을 `모셔오기' 위한 포석인 셈이다.

용인 동백.파주 교하지구에는 올 들어 은행들이 일제히 지점을 냈다.

집단대출 수요를 노렸기때문이다.

시중 은행 관계자는 "시장이 아직 포화상태는 아닌 만큼 점포를 계속 늘릴 계획"이라면서 "은행간 영업전쟁은 한층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조재영 기자 fusionj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