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일즈와 광고 마케팅으로 대부호가 되고 JS&A사와 델스타(Delstar)그룹을 일궈낸 판매왕 조셉 슈거맨.그가 미국 홈쇼핑 채널의 영국 지사에서 쇼핑 호스트 로브와 함께 시청자들에게 블루블로커 선글라스를 팔 때였다.

로브는 선글라스의 강도를 실험하기 위해 바닥에 던진 후 발로 밟곤 했는데 그 날따라 예기치 않은 상황이 벌어졌다.

선글라스 다리 부분이 부러져버린 것이다.

로브가 그 자리에 얼어붙어 꼼짝 못하고 있을 때 슈거맨은 껄껄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로브,선글라스를 부러뜨려줘서 고마워요.

시청자들 중에는 우리가 수없이 실험했던 것이 모두 쇼라면서 믿지 않으셨던 분들이 많을 겁니다만,이걸 보면 우리가 생방송을 하고 있고 실험이 조작이 아니라는 걸 아셨을 겁니다.

더욱이 선글라스의 어느 부분이 부러졌는지 한 번 볼까요? 다리가 접히는 부분인데,선글라스는 바로 그 부분이 약하다는 걸 제가 누차 말씀드렸죠? 만일 여기가 부러지면 블루블로커 회사로 보내주세요.

1년의 보증 기간 동안 새 것으로 바꿔드리겠습니다."

이 말 한 마디로 그는 고객의 마음 속에 제기된 문제들과 실험 실패로 인한 문제들을 한꺼번에 해결하고 오히려 신뢰감을 얻었다.

이것은 결점까지도 장점으로 전환시키는 '저항감 해소'의 한 유형이다.

그는 이처럼 35년간의 세일즈 경험을 통해 알아낸 인간의 본능적 심리를 움직이는 요소를 '방아쇠'라고 부른다.

신간 '방아쇠 법칙'(조셉 슈거맨 지음,송기동 옮김,북스넛)에는 이처럼 결정적인 순간에 고객의 구매심리를 건드려주는 30가지 방아쇠 법칙의 노하우가 담겨 있다.

실제로 그는 방아쇠 법칙으로 선글라스만 2000만개를 판매했고,전자사전에서 벤츠자동차에 이르기까지 수억달러어치의 제품을 팔며 조 지라드와 더불어 전미 슈퍼 세일즈맨에 오른 인물이다.

방아쇠 법칙은 잠재고객을 실질고객으로 만드는 동기를 부여하고 빠른 시간 안에 구매 결정을 내리도록 하기 때문에 대면판매와 홈쇼핑 세일즈,인터넷·광고 마케팅,방문 세일즈 등 모든 분야에서 필수적인 경쟁력으로 인정받고 있다.

그는 '아이스크림을 주문하는 순서-일관성''이웃집 남자의 돌연사-제품의 본질''잊을 수 없는 스노모빌의 교훈-희소성''행복한 결혼 생활을 위한 고릴라 생존전략-감정' 등 생생한 일화를 중심으로 마케팅·세일즈 비법을 전수한다.

대학 시절 가장 인기없는 동아리에 가입해 최고의 클럽으로 발전시킨 얘기에도 '고객의 본질'에 관한 통찰력이 감춰져 있다.

클럽 파티 때 스트립걸 4명을 주최자로 영입한 것.이 또한 예쁜 여학생 회원을 만나고 싶어하는 남학생들의 본질을 친목클럽이라는 제품과 접목시킨 사례로 나중에 그의 사업에 큰 도움을 준 '방아쇠'의 하나였다.

256쪽,1만2000원.

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