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딩가치 높이려 고급 레스토랑 직접 운영하는 디벨로퍼 이정학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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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혁신형 부동산디벨로퍼'vs '이상주의자'.서울 청담동에 복합빌딩 '네이처 포엠'을 세운 이정학 리앤코 회장(45)에 대한 주변의 평가는 두 갈래다.
지난해 준공한 '네이처 포엠' 빌딩의 공실률이 아직 10%에 달하고 건물 '얼굴'인 1층 대로변 매장이 최근에야 임자를 찾았을 정도인 데도 이 회장은 유치업종 등을 까다롭게 선별하고 있다.
이 때문에 부동산개발업계 경쟁사들은 "국내 부동산시장 현실을 외면하고 선진국의 이상적인 디벨로퍼 스타일만 고집한다"고 깎아내린다.
얼마 전엔 "조만간 자금이 막혀 위태로워질 것"이라는 괴담이 들리기도 했다.
이런 평가와 소문에 대해 이 회장은 꿈쩍도 하지 않는다.
"저도 남들처럼 대문짝만하게 광고 때려 서둘러 분양해버리고 발을 뺄 수 있었습니다. 그랬다면 그런 악소문이 돌지도 않았을 겁니다.
하지만 하드웨어만 그럴싸하게 지어놓고 분양되면 나몰라라는 식은 절대 안 된다고 처음부터 마음 먹었고 지금도 그 원칙을 흔들림 없이 지키고 있습니다."
이 회장은 상가나 오피스텔을 분양받는 고객이 투자수익을 올릴 수 있도록 업종구색을 전략적으로 짜서 빌딩의 품격과 가치를 높이는 것이야말로 부동산디벨로퍼의 본연의 임무라고 단언한다.
그는 네이처 포엠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자신이 직접 3층에 고급 뷔페 레스토랑 '청담힐'을 열었다. 일본에서 디자이너를 초청해 명품공간을 연출했다.
"입점고객들에게 신뢰를 주기 위해 디벨로퍼가 직접 차별화된 비즈니스 공간을 만들고 직영사업을 전개하는 것은 일본 등지에선 일류 디벨로퍼들이 흔히 쓰는 방법이지만 한국에선 이렇게까지 정성을 다해 개발사업을 하는 디벨로퍼가 없기 때문에 경기부침에 따라 부동산업계의 부침도 극심한 것입니다."
요컨대 점포에 투자할 분들에게 건물의 입지나 투자가치에 대해 백번 말하는 것보다,개발자가 직접 사업을 성공시켜 보이는 것이 가장 신뢰성 있는 마케팅전략이라고 이 회장은 힘주어 설명했다.
이런 원칙에 충실하기 위해 부동산중개업소,룸살롱 등을 하겠다는 경우엔 아무리 돈을 싸 짊어지고 찾아와도 절대 가게자리를 내주거나 팔지 않는다.
기존 입주자들도 이 회장의 이런 완고함에 신뢰를 보낸다.
2층에 입주해 있는 동양종합금융증권의 유영렬 지점장은 "우리 지점이 있는 층만 봐도 증권사 자산관리센터,고급 인테리어숍,명품 주얼리숍,플라워 스튜디오 등이 어우러져 하나의 '소비문화공간'을 형성하고 있다"며 "개발사업자가 빌딩을 지어 쪼개 파는 데 급급한 게 아니라 층별 점포 구성은 물론 운영 상황까지 신경 써주니 점포 투자를 한 입장에서는 든든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연세대에서 경영학과 학부와 대학원(석사)을 마친 뒤 동원증권 현대투자신탁운용 등에서 펀드매니저로 일하다 2000년 리앤코를 설립,부동산개발사업에 뛰어들었다.
직장을 다니면서 틈틈이 미국 일본 홍콩 등을 돌아다니며 주로 상업용 건물을 어떻게 짓고 운영하면 토지 효용을 극대화할 수 있는가에 대해 연구했다.
빌딩 디자인과 선진국 유명 복합쇼핑몰의 매장 구성에 대해 꼼꼼히 메모한 노트만 벌써 100권이 넘는다.
"디벨로퍼는 '공간 디자이너'입니다.
개발할 건물이 어떤 가치를 지니는 공간이 되도록 만들 것인가에 대한 생각이 분명히 있어야 하고,수익성이 조금 떨어지더라도 그 가치를 끝까지 지키고자 노력해야 합니다.
네이처 포엠의 핵심가치는 '청담동 고급 소비문화'를 상징하는 건물이기 때문에 차라리 비워둘지언정 전체적인 수준을 떨어뜨릴 점포는 받지 않고 있는 겁니다."
이 회장은 "초기 분양보다는 장기 수익을 보장해 주는 것이 진정한 디벨로퍼"라고 강조했다.
글=차기현 기자 khcha@hankyung.com
지난해 준공한 '네이처 포엠' 빌딩의 공실률이 아직 10%에 달하고 건물 '얼굴'인 1층 대로변 매장이 최근에야 임자를 찾았을 정도인 데도 이 회장은 유치업종 등을 까다롭게 선별하고 있다.
이 때문에 부동산개발업계 경쟁사들은 "국내 부동산시장 현실을 외면하고 선진국의 이상적인 디벨로퍼 스타일만 고집한다"고 깎아내린다.
얼마 전엔 "조만간 자금이 막혀 위태로워질 것"이라는 괴담이 들리기도 했다.
이런 평가와 소문에 대해 이 회장은 꿈쩍도 하지 않는다.
"저도 남들처럼 대문짝만하게 광고 때려 서둘러 분양해버리고 발을 뺄 수 있었습니다. 그랬다면 그런 악소문이 돌지도 않았을 겁니다.
하지만 하드웨어만 그럴싸하게 지어놓고 분양되면 나몰라라는 식은 절대 안 된다고 처음부터 마음 먹었고 지금도 그 원칙을 흔들림 없이 지키고 있습니다."
이 회장은 상가나 오피스텔을 분양받는 고객이 투자수익을 올릴 수 있도록 업종구색을 전략적으로 짜서 빌딩의 품격과 가치를 높이는 것이야말로 부동산디벨로퍼의 본연의 임무라고 단언한다.
그는 네이처 포엠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자신이 직접 3층에 고급 뷔페 레스토랑 '청담힐'을 열었다. 일본에서 디자이너를 초청해 명품공간을 연출했다.
"입점고객들에게 신뢰를 주기 위해 디벨로퍼가 직접 차별화된 비즈니스 공간을 만들고 직영사업을 전개하는 것은 일본 등지에선 일류 디벨로퍼들이 흔히 쓰는 방법이지만 한국에선 이렇게까지 정성을 다해 개발사업을 하는 디벨로퍼가 없기 때문에 경기부침에 따라 부동산업계의 부침도 극심한 것입니다."
요컨대 점포에 투자할 분들에게 건물의 입지나 투자가치에 대해 백번 말하는 것보다,개발자가 직접 사업을 성공시켜 보이는 것이 가장 신뢰성 있는 마케팅전략이라고 이 회장은 힘주어 설명했다.
이런 원칙에 충실하기 위해 부동산중개업소,룸살롱 등을 하겠다는 경우엔 아무리 돈을 싸 짊어지고 찾아와도 절대 가게자리를 내주거나 팔지 않는다.
기존 입주자들도 이 회장의 이런 완고함에 신뢰를 보낸다.
2층에 입주해 있는 동양종합금융증권의 유영렬 지점장은 "우리 지점이 있는 층만 봐도 증권사 자산관리센터,고급 인테리어숍,명품 주얼리숍,플라워 스튜디오 등이 어우러져 하나의 '소비문화공간'을 형성하고 있다"며 "개발사업자가 빌딩을 지어 쪼개 파는 데 급급한 게 아니라 층별 점포 구성은 물론 운영 상황까지 신경 써주니 점포 투자를 한 입장에서는 든든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연세대에서 경영학과 학부와 대학원(석사)을 마친 뒤 동원증권 현대투자신탁운용 등에서 펀드매니저로 일하다 2000년 리앤코를 설립,부동산개발사업에 뛰어들었다.
직장을 다니면서 틈틈이 미국 일본 홍콩 등을 돌아다니며 주로 상업용 건물을 어떻게 짓고 운영하면 토지 효용을 극대화할 수 있는가에 대해 연구했다.
빌딩 디자인과 선진국 유명 복합쇼핑몰의 매장 구성에 대해 꼼꼼히 메모한 노트만 벌써 100권이 넘는다.
"디벨로퍼는 '공간 디자이너'입니다.
개발할 건물이 어떤 가치를 지니는 공간이 되도록 만들 것인가에 대한 생각이 분명히 있어야 하고,수익성이 조금 떨어지더라도 그 가치를 끝까지 지키고자 노력해야 합니다.
네이처 포엠의 핵심가치는 '청담동 고급 소비문화'를 상징하는 건물이기 때문에 차라리 비워둘지언정 전체적인 수준을 떨어뜨릴 점포는 받지 않고 있는 겁니다."
이 회장은 "초기 분양보다는 장기 수익을 보장해 주는 것이 진정한 디벨로퍼"라고 강조했다.
글=차기현 기자 kh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