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램 가격이 연일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향후 D램 경기에 대한 외국계 증권사들의 시각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단순한 계절적 모멘텀 이상이라는 낙관론에서 역풍에 대비해야 한다는 신중론까지.

◆ 사이클상 회복 국면

골드만삭스증권은 최근 자료를 통해 "D램의 강세는 단순한 계절적 모멘텀이 아니라 사이클상 회복 국면에 접어든 것"이라고 평가했다.

PC 부품의 출하 모멘텀이 10월경 고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차익실현 욕구를 자극할 수 있다고 설명. 지난 두달간 D램 가격이 40% 가까이 올랐고 PC당 원가비율이 10%에 육박한다는 점 등도 매도 시그널.(그래프 참조)


그러나 골드만은 이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8인치에서 12인치로의 기술 이전이 진행되면서 공급이 위축되고 있어 사이클상의 회복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강조. 95년 회복 사이클과 유사.

수요 측면에서 내년 PC 및 D램 탑재용량 증가율은 전년 대비 각각 11%와 32%로 예상되는데 반해 올해와 내년 공급 물량은 27%와 25%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과거 8인치로의 이전 과정에서 가격이 2년간 안정세를 보였다는 점도 환기.

이어 내년 상반기 D램 업체들의 실적이 전망했던 것보다 훨씬 탄력적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PC당 원가비율 상승에도 불구하고 D램 업체들의 밸류에이션이 여전히 바닥 수준에 가깝다면서 주가가 약세를 보일 경우 매수 기회로 활용할 것을 권고.

크레디스위스증권도 최근 아시아 기술 컨퍼런스 개최 결과 대만 D램 업체들이 단기 및 내년 수급 전망을 상당히 긍정적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같은 긍정론에 힘을 보탰다.

◆ 4분기 경 몰락할 수도

반면 JP모건은 역풍이 다가오고 있다며 다소 상반된 전망을 제시했다.

단기적으로 D램 가격의 강세가 이어질 수 있으나 D램 시장에서 비상식적인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어 가격 상승만 믿고 따라가서는 안된다고 경고.

통상 가격이 더 높은 브랜드 D램보다 비인증제품인 UTT 가격이 더 비싸지는 등 이해하기 힘든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그래프2 참조)



이는 대형 업체들이 현물시장에서 갑작스레 손을 떼면서 나타난 현상.

10월초 연휴를 앞두고 PC OEM 업체들이 재고 구축에 나서면서 이중 주문이 쇄도하고 이를 틈탄 트레이더들의 극성스런 투기도 원인 중 하나로 꼽았다.

따라서 D램 마진이 3분기 중 분명히 상승 추세이기는 하나 계약가격 대비 30% 높은 현물 가격은 지속되기 힘들다면서 4분기경 다시 몰락할 수도 있다고 지적.

이미 오를대로 올라버린 D램 가격으로 PC당 원가 상승률 부담을 느끼면서 계약 가격의 인상률이 더디게 나타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또한 JP는 "연간 기준 중반에 D램 가격이 급등했던 때는 Y2K 혹은 IT붐이 한창이던 1999년이 유일하다"면서 "계절적으로도 현물가격 상승폭 30%는 이해하기 힘들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