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SOC 투자규모는 선진국은 물론 주요 경쟁국들과 비교해봐도 훨씬 열악한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1인당 도로연장은 30개 회원국 중 28위에 지나지 않는다.

차량 1대당 도로연장도 마찬가지로 28위다.

국토 면적당 도로연장은 15위로 중위권이지만 인구밀도가 높고 자동차 대수가 많아 도로 인프라가 취약한 편이다.

교통개발연구원도 2004년 우리나라의 도로보급률이 그리스 포르투갈 스웨덴 영국 등 유럽 4개국의 50% 수준이라고 분석한 바 있다.

주요 경쟁국들과 비교해도 마찬가지다.

IMD(국제경영개발원) 조사에서도 2005년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도로 인프라 수준은 24위로,싱가포르(2위) 홍콩(8위)에 뒤질 뿐만 아니라 대만(23위)보다 한 계단 낮다.

철도(26위)의 경우도 홍콩(1위) 싱가포르(2위) 등에 비해 순위가 한참 떨어졌다.

이 밖에 항공(13위) 항만·운하(27위) 물류시설(33위) 등의 순위도 중하위권에 속했다.

국토연구원의 안홍기 박사는 "막대한 물류비용과 교통혼잡비용이 여전히 발생하는 현실을 무시하고 SOC 투자를 축소할 경우 국가 경쟁력 약화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SOC 투자는 거꾸로 가고 있다.

1993∼2000년에 19.1% 늘었던 SOC 투자비는 2000∼2003년 8.3%로 떨어지더니 2003∼2005년엔 1.9% 줄어들었다.

이에 따라 건교부는 제한된 돈의 투자 효율을 최대한 높이기 위해 고속도로 국도 등의 신규 착공을 최대한 억제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

또 기존에 공사 중인 현장의 경우 시급한 현장 위주로 우선 완공키로 했다.

이와 함께 고속도로와 국도의 전국적인 네트워크는 거의 정비됐다고 판단,대도시권 교통혼잡을 해소하는 데 역량을 집중키로 했다.

건교부 관계자는 "도심지를 우회하는 국도를 집중적으로 건설하고 지방도의 경우도 혼잡이 극심하면 정부가 전액 공사비를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