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정상 교향악단으로 손꼽히는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내한공연이 21,22일 서울 예술의전당과 상암 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다.

1993년과 1996년,2003년에 이어 네 번째인 빈 필의 이번 내한공연은 러시아 음악계를 대표하는 마에스트로 발레리 게르기예프가 지휘를 맡고 천재 소녀 바이올리니스트에서 거장으로 성장한 사라 장(장영주ㆍ26)이 협연키로 해 클래식팬들을 설레게 하고 있다.

21일 예술의전당 공연에서는 모차르트 탄생 250주년을 기념해 모차르트 교향곡 36번 '린츠'와 쇼스타코비치 탄생 100주년을 맞아 교향곡 9번,슈만의 '서곡 스케르초와 피날레' 등이 연주된다.

또 사라사테의 '치고이네르바이젠'을 사라 장과 협연한다.

22일 상암 공연에서는 슈만과 쇼스타코비치의 곡이 빠지고 로시니의 '웰리엄 텔 서곡',브람스의 '헝가리 무곡',차이코프스키의 교향곡 제5번 2악장,베를리오즈의 '라코치 행진곡' 등이 추가된다.

2003년 공연 때처럼 한국팬들을 위해 본 프로그램에 앞서 애국가를 연주한다.

1842년 궁정지휘자인 오토 니콜라이에 의해 창단된 빈 필은 독특한 운영방식으로 유명하다.

빈 필은 악단 자체의 독립성을 지키기 우해 상임지휘자를 두지 않는다.

공연 때마다 단원들의 회의를 통해 지휘자를 결정한다. 빌헬름 푸르트벵글러,헤르베르트 폰 카라얀,로린 마젤,주빈 메타 등 세계적인 마에스트로들이 이 곳을 거쳐갔다.

개방적인 베를린 필과 달리 빈 필은 빈 출신이면서 빈에서 교육받은 연주자를 우선적으로 입단시킨다.

빈 필이 어떤 지휘자에게도 흔들리지 않고 순수성을 지켜올 수 있었던 것도 이 같은 고집 때문이었다.

여성 연주자가 없다는 점도 특징이다. 연습과정이 혹독할 뿐더러 출산 등에 따른 휴가로 앙상블 유지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라는 설명인데 '금녀(禁女)의 벽' 전통은 1997년 여성 하피스트 1명을 받아들이면서 깨졌다.

지휘를 맡게 된 발레리 게르기예프는 상트페테르부르크 마린스키 극장의 총감독과 예술감독으로 활약하면서 21세기 러시아 악단의 상징적 존재로 떠오른 인물이다.

현재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수석 객원지휘자이기도 한 그는 지난해 9월 바그너의 '니벨룽의 반지' 4부작 한국초연을 책임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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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