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황제 타이거 우즈가 지난 8월 브리티시 오픈에서 우승한 후 오열하는 장면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잔잔한 감동을 줬다.

우즈의 오열은 다름아닌 자신을 키워준 아버지 얼 우즈(74)가 8년의 투병 끝에 3개월 전 전립선암으로 사망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전립선암으로 사망했거나 걸린 경험이 있는 인물 중에는 대통령,최고경영자,장관,시장,영화배우 등 유명인이 많아 '황제의 암'으로도 불린다.

전립선은 방광 아래쪽에 밤알을 뒤집어 놓은 형태의 남성 생식기로 남성정액(사정액의 20%)이 만들어지고 전립선액은 정자의 움직임을 도와 임신에 도움을 준다.

한국중앙암사업본부의 자료 등에 따르면 전립선암은 남성암 중 발병률 6위를 차지하며 증가율에서는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비뇨기과학회는 9월을 '전립선암 인식의 달'로 정하고 예방을 위한 '블루리본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다른 암에 비해 진행속도 느려

전립선암은 전립선 주변에서 시작되는 악성종양으로 다른 암에 비해 진행속도가 비교적 느린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보통 수년이 걸리며 혈액 속의 남성 호르몬에 의해 성장이 촉진된다.

종양이 커지면 주로 뼈나 림프절,폐,간 등으로 잘 전이된다.

타 기관으로 전이되면 생명에 치명적이다.

일반적으로 나이가 들수록 증가하며 9% 정도에서 가족력(유전적 요인)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55세 이전에 발생한 환자의 45%가 유전적 소인을 보인다고 한다.

또한 식생활의 서구화도 주요 원인이다.

류현열 고신대 복음병원 비뇨기과 교수는 "육류 등 동물성 고지방식을 피하고 야채와 과일을 많이 섭취하는 것이 예방에 좋다"고 말했다.

특히 항산화 물질인 리코펜이 풍부한 토마토를 익힌 상태로 꾸준히 먹으면 전립선암 발생률을 35%나 낮춘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자각증상 느껴도 10명 중 8명 방치

전립선암의 종양은 아주 서서히 자라기 때문에 초기에는 증상이 없고 배뇨장애를 일으키더라도 전립선비대증 때문인지 분별이 어렵다.

전립선암이 커지면 전립선비대증 증상과 유사해 소변을 보는 데 지장을 받게 된다.

밤낮없이 소변을 자주 보거나 소변보기가 힘들 수 있다.

또 소변줄기가 가늘고 힘이 없고 소변 후에도 잔뇨감이 남고 소변이나 정액에 피가 나올 수 있다.

암이 뼈에 전이되면 피로감,전신 쇠약감,전신 통증 등이 생긴다.

대한비뇨기학회가 최근 19개 대학병원을 찾은 50~80대 전립선암 환자 20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환자들이 배뇨장애 등의 자각증상을 느끼고도 병원을 찾기까지 평균 9.5개월이 걸린 것으로 나타났다.

자각증상에는 소변보기 힘들다(60%),소변에 피가 섞여 나온다(20%),소변을 자주 본다(13%) 등이었다.

정기검진에서 암 진단을 받은 환자는 최소병기가 1기로 진단되는 경우가 33%였으나 자각증상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18%로 나타나 조기발견을 위한 정기검진의 중요성을 반증했다.

김세철 학회 이사장(중앙대 용산병원 비뇨기과 교수)은 "전립선암은 조기 발견하면 10년 생존율이 80%에 달한다"며 "50대 이후 남성들은 정기검진시 전립선암 검사를 필수적으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50대 이상 매년 정기검진

가족력이 있으면 40대부터 정기검진이 권장된다.

50대 이상은 매년 직장수지검사와 전립선특이항원(PSA)검사를 함께 받는 것이 좋다.

직장수지검사로는 초기 발견이 어려우며 PSA나 전립선비대증 수술 등에서 우연히 발견된다.

전립선암은 치료방법과 병기에 따라 치료 후 성생활 가능 여부가 달라진다.

수술의 경우 성생활에 필요한 기관을 보존할 수 있는지 여부에 따라 성생활이 가능할 수도 있다.

하여튼 초기에 발견해 수술하면 성생활에 문제가 없다.

암이 전립선 내에 국한된 1,2기 상태에는 전립선을 잘라내는 수술이나 방사선 치료를 하며 다른 부위로 전이된 3,4기에는 암의 진행을 막거나 늦추는 호르몬이나 항암치료를 하게 된다.

호르몬 치료제로는 카소덱스 등이 있다.

김후진 기자 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