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들이 국내에서 관광 등으로 쓰는 돈이 9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비거주자의 국내 소비지출액은 1조9244억원(실질 기준)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 감소했다.

이는 외환위기 직전인 1997년 상반기 외국인들의 국내소비지출 1조4596억원 이후 9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로 아시아 관광산업이 타격을 받았던 2003년 상반기(1조9919억원)에도 못 미쳤다.

외국인들의 국내 소비지출이 이처럼 부진한 것은 원·달러 환율 하락으로 외국인들의 한국 여행비용 부담이 커진 데다 관광 교육 등 서비스 경쟁력이 개선되지 못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에 반해 내국인들의 해외 소비지출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지난 상반기 중 국내거주자의 해외 소비지출은 7조659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4% 증가,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거주자의 국외소비는 여행경비와 유학·연수비용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가계의 최종 소비지출에서 국외 소비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상반기 중 4.3%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0.5%포인트 늘었다.

이는 국내 가계가 연간 1000만원을 지출할 때 43만원을 해외에서 소비하고 있다는 뜻이다.

현승윤 기자 hyuns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