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 노사의 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이 진통을 거듭하고 있다.

생산라인 인력 배치를 둘러싼 노사간의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기 때문이다.

쌍용차 노사는 30일 오전 10시부터 평택공장에서 교섭(28차)을 재개했지만 합의안을 도출해내는 데 실패했다.

노조 집행부는 협상이 끝난 직후 다음 달 초 출범할 차기 집행부에 교섭권을 넘기려고 했지만 노조 대의원들의 요구로 오후 4시30분께 재협상에 나섰다.

이날 교섭에서 최대 쟁점이던 생산라인 인력 배치에 대해 노조측은 '노사 합의'를 통해 시행할 것을 주장했다.

반면 회사측은 인력운용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노사 협의'를 거쳐 생산차종별 시장수요에 따라 탄력적으로 인력을 재배치하겠다고 맞섰다.

현 노조 집행부의 임기가 31일로 끝난다는 점도 협상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아무래도 노조 집행부가 소신있게 협상을 진행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노조 내 각 계파 간 세력다툼과 갈등도 협상 타결을 힘들게 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노사 양측이 31일까지도 잠정합의안 마련에 실패할 경우 쌍용차 사태가 파국을 맞게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럴 경우 9월1일 선출되는 차기 집행부로 임단협 교섭권이 넘어가게 되는데 새 집행부가 협상 대표단을 꾸려 회사측과 교섭에 나서려면 최소 2주가량 필요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쌍용차의 전면 파업 사태가 좀더 길어질 경우 쌍용차가 부도위기로 내몰리고 협력업체들이 연쇄 도산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