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에게 학문의 즐거움을 가르치고 싶습니다."

용산 국립중앙박물관 시대를 성공적으로 연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이건무 전 국립중앙박물관장(59)이 내달 1일부터 용인대 문화재보존학과 교수로 '제2의 인생'을 시작한다.

이 전 관장은 이번 학기에 학부 3,4학년생들이 수강하는 '문화재 현장 특강'과 '문화재 연구연습'등 세 강좌를 맡아 자신이 23년간 '박물관맨'으로서 쌓은 노하우를 전수할 예정이다.

그는 "관장으로 일했던 3년간 거의 못 했던 공부를 다시 시작할 수 있어 좋다"며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은 초년병이나 마찬가지여서 신입사원이 된 것처럼 긴장된다"고 말했다.

청동기 시대를 연구해 박사학위를 받았던 그는 앞으로 일반인의 눈높이에 맞춘 고고학 서적을 내보고 싶다는 욕심도 밝혔다.

"고고학이 보통 사람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아쉬움을 표시한 이 전 관장은 "기존에 냈던 딱딱한 책보다는 스토리가 있어 재미있고 읽기 쉬운 책을 써 보고 싶다"고 말했다.

국립중앙박물관의 향후 진로로 글로벌화를 꼽은 그는 "일본이나 중국 유물을 전시하는 동양관을 만들어 놓긴 했는데 이를 뒷받침할 '동양부' 같은 조직을 만들지 못한 것이 끝내 아쉽다"고 회고했다.

그는 이어 "국민들이 다른 문화를 배우는 것이 우리가 선진화 세계화하는 데 장기적 안목에서 큰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며 "우리가 여전히 자민족 중심주의에 빠져 있는 측면은 고쳐야 할 점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정용성 기자 herr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