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령 승리투수 기록도 경신

`살아있는 기록' 송진우(40.한화)가 `4전 5기' 끝에 한국야구사에서 가장 빛나는 대기록을 수립했다.

송진우는 29일 광주구장에서 벌어진 2006프로야구 KIA와 원정경기에 선발투수로 나와 5이닝을 4피안타 1실점으로 막아 10-1로 팀 승리를 이끌어냈다.

이로써 송진우는 1989년 4월12일 롯데전에서 완봉승으로 데뷔전을 장식한 이후 18시즌만에 최초로 개인통산 200승을 달성하는 대위업을 이룩했다.



투구수는 총 93개, 직구 최고구속은 137㎞에 불과했지만 커브와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적절히 구사하는 노련함으로 볼넷 2개와 삼진 4개도 곁들이며 KIA 타선을 잠재웠다.

투수 200승은 미국에서는 사이 영을 비롯해 108명, 일본은 가네다 마사이치를 포함해 23명을 배출했다.

그러나 국내에서 200승은 지난 해 은퇴한 이강철(152승)과 선동열(146승) 삼성 감독이 다승 순위 2,3위에 올라 있지만 현역 선수 가운데는 팀 후배인 정민철(34)이 142승에 불과할 만큼 대기록으로 당분간 송진우가 수립한 금자탑은 깨지지 않을 전망이다.

특히 송진우의 200승은 18년동안 총 580경기에 등판해 2천801이닝동안 1만1천827타자를 상대해 무려 4만5천676개의 공을 던지며 땀으로 이룩한 산물이다.

마운드에 오를 때 마다 투수부문 기록을 새로 쓰고 있는 송진우는 그동안 142패를 당하기도 했지만 구원투수로도 활약하며 102세이브를 기록, 일본의 에나쓰 유타카(206승 193세이브)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200승-100세이브'를 달성한 선수가 됐다.

국내 프로야구 최다승은 물론 최다이닝, 최다 탈삼진(1천920개) 등을 보유중인 송진우는 이날 또 하나의 의미있는 기록을 추가했다.

1966년 2월16일 생으로 최고령 완봉승과 완투승(이상 39세6개월23일) 기록 보유자인 송진우는 이날 40세 6개월13일의 나이로 승리투수가 돼 박철순이 보유한 최고령 승리투수 기록(40세5개월23일)도 아울러 경신했다.

올시즌 초반부터 대기록 달성여부로 초미의 관심을 모았던 송진우는 지난 달 30일 두산전에서 199승을 올린 뒤에는 연속 4차례 등판에서 `아홉수'에 걸린 듯 승수 추가에 실패해 마음 고생도 했다.

그러나 이날은 송진우가 등판할 때 마다 침묵하던 팀 타선도 일찌감치 대폭발해 그의 200승 고지 등정을 도왔다.

송진우는 1회말 2사 후에 장성호에게 우익수 앞 빗맞은 안타를 맞은 뒤 이재주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줘 1, 2루에 몰렸지만 이현곤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위기를 넘겼다.

공수 교대 뒤 한화 타선은 그동안 아쉬웠던 화력지원을 한꺼번에 쏟아붓겠다는 듯 2회에 타자일순하며 대거 7점을 뽑았다.

무사 만루의 찬스에서 백재호가 2타점 중전안타를 날렸고 1사 만루에서는 조원우의 2타점 중전안타가 터졌으며 다시 맞은 2사 만루에서는 김태균이 중견수 키를 넘는 싹쓸이 2루타를 때려 7-0으로 달아났다.

송진우는 2회 말 1사 후 KIA 용병 스캇 시볼에게 솔로홈런을 내줬지만 3회부터 다시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고 한화는 5회초 다시 1점을 추가, 그의 어깨를 더욱 가볍게 만들었다.

송진우는 8-1로 크게 앞선 6회말 무사 1루에서 마운드를 내려왔지만 발걸음은 어느 때보다 가벼웠다.

한화는 7회에도 2점을 보태며 대승을 거둬 대선배의 대기록 수립을 축하했다.

(서울.광주.수원연합뉴스) 천병혁 장현구 장재은 기자 jangj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