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 스트라이커', '축구 천재' 별명까지 얻으며 한국 축구의 희망으로 떠올랐던 박주영(21.서울)이 국가대표팀에서 탈락하고 말았다.

핌 베어벡 대표팀 감독이 29일 오후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발표한 '2기 베어벡호' 25명의 명단에 박주영은 없었다.

박주영은 본프레레호 시절 지난해 5월 우즈베키스탄 및 쿠웨이트와 독일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을 앞두고 대표팀에 합류하며 처음으로 성인대표팀 태극마크를 단 이래 한 번도 대표팀 명단에서 빠진 적이 없었다.

베어벡 감독은 "지난 16일 대만전을 앞두고 소집 훈련에서 박주영은 정말 최선을 다해 열심히 뛰었지만 솔직히 2005년 프로 신인 시절 맹활약하던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박주영 부진 이유를 '2년차 징크스'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2004년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아시아청소년(U-20)선수권 우승 주역으로 주목을 받기 시작한 박주영은 2005년 초 카타르 8개국 대회에서 맹활약하며 명성을 날렸고 그해 프로축구 FC 서울에 전격 입단한 뒤 골 감각을 유감없이 발휘하며 축구팬을 몰고 다니는 '박주영 신드롬'까지 만들어냈다.

그 결과 2005년 프로축구 신인왕과 공격수 부문 베스트11 등 신인 선수로는 차지할 수 있는 모든 상을 싹쓸이하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박주영은 부진에 빠졌다.

특별한 부상이 없는 데도 예전의 기량이 나오지 않았다.

지난해 K-리그와 컵대회를 통틀어 30경기에 출전, 18골을 터뜨린 박주영은 올해 K-리그 전반기 15경기에서 5골에 그쳤다.

또 컵대회에서는 월드컵 때문에 출장 기회가 많진 않았지만 막판 4경기에서 한 골을 넣는데 만족해야 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박주영이 팀내에서 선발로 나서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장수 FC서울 감독은 선발 기용 조건에 대해 "그날 선수들의 컨디션에 따라 결정한다"고 밝혔다.

박주영이 선발 기회를 잡지 못하는 건 곧 몸 상태가 좋지 않다는 것이다.

특히 박주영은 지난 23일 수원 삼성과 K-리그 후반기 홈 개막전에서 후반 시작과 동시에 교체 출전했지만 이렇다할 활약을 보이지 못했고 26일 전북과 2차전 원정경기에서 선발로 나왔지만 컨디션 난조를 보이며 전반 38분 교체돼 나가는 수모를 겪었다.

소속 팀에서 벤치 신세로 전락할 위기에 놓인 것이다.

베어벡 감독은 "박주영은 분명 뛰어난 자질을 가진 선수다.

하지만 2년차 징크스를 겪고 있는 만큼 K-리그에서 이를 회복할 시간을 배려하는 것이 더 나은 조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제 박주영은 대표팀 탈락의 아픔을 잊고 K-리그에서 예전 기량과 감각을 되찾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건 박주영 자신이 해결해야 할 몫이다.

(서울연합뉴스) 박성민 기자 min76@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