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5개월여 만에 글로벌 현장 경영을 재개한다.

정몽구 회장의 변호인단은 28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현대차 비자금 사건 속행 공판에서 재판부에 정 회장의 해외 출장 일정을 설명하고 허가를 요청했다.

변호인단에 따르면 정 회장은 다음 달 중순부터 1주일간 인도 첸나이 현대차 공장을 방문할 예정이다.

재판부는 이에 따라 다음 공판일을 다음 달 18일에서 25일로 늦췄다.

정 회장의 해외 출장은 현대차 비자금 사건 이후 처음이다.

정 회장은 이번 인도 방문을 계기로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인 글로벌 현장 경영을 공식 재개할 것으로 보인다.

정 회장은 지난 4월18일 중국 베이징현대차 제2공장 기공식에 참석한 이후 해외 활동을 하지 않았다.

정 회장은 인도에서 현재 건설 중인 제2공장을 방문,공사 현황을 점검한 뒤 인도 고위관계자와 만나 사업 확대와 협력 방안 등을 논의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 회장의 '인도 사랑'은 남다르다.

정 회장은 지난 2월 올해 첫 해외 공장 방문지로 인도를 택했으며 이번에도 해외현장 방문 첫 지역으로 인도를 골랐다.

최근 미국의 GM과 포드가 인도 시장을 적극 공략할 태세를 갖추는 등 현지 분위기가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는 점도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이 때문에 인도에서 2위를 차지하고 있는 현대차도 비상이 걸린 상태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정몽구 회장의 글로벌 현장 경영은 현대차를 이끌어온 원동력"이라며 "급변하는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현대차가 진정한 글로벌 메이커로 도약하려면 정 회장 특유의 현장 경영과 뚝심 경영이 절대적"이라고 말했다.

정 회장은 올 들어 △2월 초 인도 첸나이 공장 △2월 말 미국 앨라배마 공장 △3월 중국 베이징현대차 제1공장 △4월 초 기아차 미국 디자인센터와 멕시코 현대 트랜스리드 공장 등을 방문했다.

작년에도 인도 미국 중국 슬로바키아 호주 등의 현지 공장을 찾았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