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체온계의 90% 이상이 온도를 제대로 재지 못하는 '엉터리'인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한나라당 안명옥 의원은 식품의약품안전청의 '의료기기 수거 및 품질검사'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7일 밝혔다.

식약청 검사 결과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체온계 17종 중 8개의 온도 정확도가 기준치를 초과했다.

이들 부적합 체온계는 2005년을 기준으로 할 때 전체 체온계 생산액 44억7371만원의 92.4%인 41억3372만원어치에 달했다.

금액을 기준으로 할 때 10개 가운데 9개 이상이 엉터리 체온계인 셈이다.

안 의원은 "정확한 시장점유율을 조사한 자료는 없지만 생산실적으로 볼 때 시장점유율 1,2,3위 제품들이 모두 부적합 판정을 받은 엉터리 온도계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체온계 생산실적 2위 업체의 온도계는 기준 온도 41도에 측정 온도가 43.2~44.5도로 나타나 최대 3.5도까지 오차가 발견됐다.

생산실적 1위 업체의 온도계도 허용 오차범위인 0.3도를 초과했다.

혈압계의 경우도 22개 제품 중 5개가 부적합 판정을 받았으며,이들 제품의 생산실적은 전체 생산실적의 8.8%에 달했다.

안 의원은 "체온계는 어린이의 건강 상태를 판단하는 데 쓰이고 있는 만큼 자칫 치명적 결과를 초래하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불량 체온계 등 부적합 의료기기에 대해 즉각적인 리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인식 기자 sskis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