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율이 세계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지난해 우리나라의 인구 증가가 사상 처음으로 20만명을 밑돌았다.

또 인구증가율은 불과 5년 만에 절반 수준으로 추락했다.

통계청이 24일 발표한 '2005년 출생·사망통계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총 인구는 2004년보다 19만2600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는 해외이민 등과 같은 사회적 요인은 제외하고 출생과 사망에 따른 인구의 자연증가분만 따진 것이다.

인구증가가 20만명을 밑돌기는 통계청이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1970년 이후 처음이다.

인구증가는 △1980년 58만7000명 △1990년 40만1000명 △2000년 38만9000명 △2004년 23만명 등으로 가파르게 축소되고 있다.

인구증가율도 지난해에 4.0명(인구 1000명당)으로 2004년(4.7명)보다 0.7명 줄었다.

○출산율 하락 너무 빠르다

한국의 합계출산율(가임여성 1명당 낳는 아이 수)은 지난해 1.08명으로 세계 최저 수준일 뿐 아니라 출산율 하락 속도도 주요 선진국에 비해 현저하게 빨랐다.

한국은 2001~2004년 기간 출산율이 0.14명 하락했다.

반면 한국과 더불어 출산율이 낮은 국가로 꼽히는 일본은 같은 기간 0.04명 줄어드는 데 그쳤다.

출산율 하락 속도로 따지면 한국이 일본보다 3배나 빠르단 얘기다.

미국 영국 프랑스 등 주요 선진국들은 이 기간 출산율이 오히려 높아졌다.

저출산 현상은 대도시일수록 뚜렷하게 나타났다.

출산율을 시·도별로 따져보면 부산(0.88명) 서울(0.92명) 대구(0.99명) 등 대도시들이 하위권에 포진했다.

시·군·구별로도 부산 중구(0.69명) 서울 강남구(0.71명) 대구 중구(0.71명) 등 대도시 지역이 출산율이 낮은 그룹에 속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대도시일수록 여성들의 교육 수준이 높아 결혼 시기가 늦춰지는 데다 맞벌이 부부가 많아 육아 부담이 상대적으로 더 크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쌍둥이 비중 증가

쌍둥이 비중은 점차 확대되고 있다.

지난해 전체 출생아 중 쌍둥이 이상이 차지하는 비중은 2.17%로 전년도(2.09%)보다 소폭 높아졌다.

쌍둥이 비중은 5년 전인 2000년에는 1.68%였다.

늦은 결혼과 늦은 출산으로 인공 임신 등이 늘어나면서 쌍둥이를 낳는 부부가 증가하는 것으로 통계청은 분석했다.

실제로 지난해 출산모의 평균 연령은 30.2세로 전년보다 0.1세 높아졌다.

10년 전만 해도 출산모의 평균 연령은 28.0세였으나 갈수록 높아져 2004년(30.1세)에 처음으로 30대로 진입했다.

○50대 남성 사망률 여성의 2.9배

연령대별 여성 사망률에 대한 남성 사망률 비율은 50대가 2.85배로 가장 높았다.

다음으로 △40대 2.67배 △60대 2.55배 △30대 1.95배 등의 순이었다.

사망률은 남성의 경우 해당 연령 1000명당 △20대 0.7명 △30대 1.3명 △40대 3.4명 △50대 7.6명 등 50대까지는 10명 미만이었으나 60대(18.6명)부터 크게 높아졌다.

여성은 60대(7.3명)까지도 10명 미만을 기록하다 70대(25.5명)부터 치솟는 흐름을 보였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